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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때 불행, 삶에는 절대 손해 아니에요"

'100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 사랑이야기' 출간 기자간담

평양 신궁앞서 전교생 참배

교장 선생님의 눈물 보며

독립정신 일깨우는 계기 돼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신간 ‘100세 철학자의 철학, 사랑 이야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젊은이들이 불행한 경험을 하더라도 절대 손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편안한 것보다 고통스러운 삶이 결국 삶에 더 도움이 되거든요.”

‘100세 철학자’ 김형석(사진) 연세대 명예교수는 20일 서울시 종로구의 한 한정식 식당에서 열린 ‘100세 철학자의 철학, 사랑 이야기’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당부했다. 올해로 100세가 된 김 교수는 최근 ‘100세 철학자의 인생, 희망 이야기’ 등 전 세대에 깊은 울림을 주는 서적을 잇달아 출간하며 우리 시대의 ‘멘토’로 떠올랐다.

김 교수는 불행이 어떻게 결국 소중한 인생의 자산으로 거듭나는지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전했다. 그는 일제강점기 중학교 때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시인 윤동주와 함께 학업을 중단했다. 그는 “학교를 그만둔 후 도서관에서 톨스토이, 빅토르 위고 등 수많은 책을 읽었다”며 “이를 통해 문학과 예술을 깨달았고 철학 글을 쓰는 밑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1년 뒤 학교로 돌아가 보니 수업시간에 나온 글이나 철학적 개념, 인생론 등을 선생님보다 조금이나마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후 또다시 찾아온 불행도 독립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김 교수는 “어느 날 평양 신궁 앞에 가서 전교생이 참배를 하는데 90도로 절을 하고 돌아서는 교장 선생님의 주름진 얼굴에 눈물 자국이 선명했다”며 “눈물을 닦지도 못하고 그대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며 교장 선생님이 ‘우리의 십자가를 대신 지셨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 모습에 ‘일본은 우리의 원수’이며 독립정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는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 교수는 현재 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교회도, 학교도 기독교 정신이 아닌 교회주의에 빠지면 생명력을 잃는다”며 “교회는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지, 사회가 교회를 위해 존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렇듯 김 교수의 말에는 100년의 세월이 가진 묵직한 무게가 느껴졌다. 그는 이번 신간에서도 ‘경험한 사실이 없다면 짐작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다’ ‘젊은 시기에 영원한 것을 애모해보지 못했다면 참된 인생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나는 사랑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등 언뜻 평범한 말로 보이지만 가슴에 와 닿는 진리를 얘기한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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