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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자동화의 변화하는 운명

The Shifting Fortunes of Automation





기술이 임금을 낮추지는 않았다(최소한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한 가지 거시경제지표를 둘러싼 숨은 이야기가 그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다. By Geoff Colvin

한 가지 미스터리가 있다: 전체 경제 산출량에서 노동자들의 몫은 왜 감소하고 있을까? 이런 현상이 영원히 지속되거나,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하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틀렸다. 생각과는 달리, 지난 200년간 호황과 불황, 전쟁, 기술 혁신 등을 거치며 대부분 기간 동안 GDP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율은 눈에 띄게 일정했다(미국의 경우 약 65%였다). 수십 년 전 첫 발표된 이런 조사결과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 John Maynard Keynes는 이를 두고 “약간의 기적”이라 불렀다. 그럼에도 실제 노동자들의 임금이 GDP와 함께 상승하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그 이후에는 그렇지 않았다. 198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노동자들의 몫은 천천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더 빠르게 줄어들었다. 이 비율은 현재 미국에서 56%에 그치고 있다. 65%를 기록했던 과거와 비교할 때, 가구당 평균 연간 수입이 1만 1,000달러나 급감했다는 의미다. 이런 감소세는 몇몇 국가들에서 더욱 눈에 띄게 나타난다. 특히 독일이 그렇다. 중국과 인도, 멕시코 등 개발도상국에서도 어김 없이 발생하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주범은 기술이다. 하지만 인과관계는 생각만큼 명확하지 않다. 궁극적으로 19세기의 기술 혁신들은 혁명적이었으며, 생활 수준을 극적으로 향상시켰다. 그렇다면 지난 30년간 기술과 부의 재분배 관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MIT의 대런 에이스모글루 Daron Acemoglu와 보스턴대학교 파스큐얼 레스트레포 Pascual Restrepo 교수가 수행한 최근 연구에선 기술이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는 혁신적인 새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자동화는 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면서도 동시에 새 일자리를 창출한다. 예를 들어, 기계는 19세기 농장 노동자들의 많은 일자리를 사라지게 했지만 제조업 부문에선 수백 만 건의 고용을 창출했다. 이는 모두가 아는 상식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술로 인해 사라지고, 생긴 일자리에 대한 전반적인 수치는 쉽게 얻을 수 있는 통계가 아니었다.



따라서 연구진은 상당한 노력을 들여 수치를 분석하고, 원하는 통계를 찾아냈다. 에이스모글루 교수는 노동자들의 몫이 어느 정도 일정했던 기간을 가리키며, “2차 세계 대전 이후 40년 간을 살펴보라”고 권고한다. 그는 “(일자리를 사라지게 한) 상당한 자동화가 일어났고, 동시에 새로운 직업군도 다수 생긴 시기였다. 양쪽의 비율은 거의 동일했다”고 설명한다(1950~60년대 미국에서 서비스 부문의 신규 일자리가 생겨나고, 서비스 직군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던 사실을 생각해보라). 그는 이어 “지난 30년간 큰 변화가 있었고, 자동화의 속도가 좀 더 빨라졌다. 하지만 새 일자리의 도입 속도는 매우 매우 느려졌다. 이것이 새롭게 발견한 중요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주장 또한 미스터리다. 이 연구가 갖는 중요한 함축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근대사에서 처음으로, 자동화가 대부분 노동자들에게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두 연구자는 “우리의 증거와 개념적인 접근은 ‘기술 변화가 언제 어디서나 노동에 호의적일 것’이라는 추정”과 배치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어 “미래에도 계속 자동화가 생산성 성장의 원천이 된다면, 노동의 상대적 위치는 쇠퇴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렇다면 다시, 그 이유는 뭘까?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관찰하는 비경제학자들은 ‘기술의 증가하는 영향력이 큰 그림을 설명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결론을 쉽게 내릴 것이다. 그 기술의 힘은 ▲무어의 법칙 ▲고도화된 알고리즘 ▲보편화한 연결성(Connectivity)을 모두 역대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구현하는 데서 나온다. 기술은 이미 인간 능력의 일부 한계를 넘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자본은 늘 그랬듯 기술로 노동력을 보강하진 않을 것이다. 때로는 노동력을 기술로 완전히 대체하려는 유혹도 받을 것이다. 자동화할 수 없는 일자리(이미 존재하거나 아직 생각하지 못한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다. 옥스퍼드대학교의 대니얼 서스킨드 Daniel Susskind 교수는 새로운 유형의 자본에 기반을 둔 경제 모델을 제안했다. 그는 이 모델을 완벽하게 노동을 대체하는 “선진화된 자본”이라 부른다. 즉, “임금이 0으로 감소하는” 시나리오로 귀결된다.

사실상 그런 결론을 내릴 다른 연구자들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기술이 노동자들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해줄 수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라는 견해가 점점 대세가 되고 있다. 이런 시각은 자동화가 노동력에 영향을 미친 방식의 엄청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아울러 재계와 정부 지도자, 투자자, 노동자들에게도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유권자들이 노동자에 대한 기술의 영향력을 통제할 수 있는 공공 정책을 요구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노동자들의 참살이 (wellbeing)를 전반적으로 향상하는데 더 이상 기술에만 의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3년 한 강연에서 전 미 재무부 장관 로런스 서머스 Lawrence Summers는 “이런 일련의 상황전개는 우리 시대의 확실한 경제적 특성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예언은 매일매일 현실이 되고 있다. 중요한 사회적 재편성이 현재 초기단계에 있다. 다가올 폭풍을 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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