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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한미 NSC 9번 협의”에...美는 ‘文정부’라 지칭 ‘돌직구 불만’

[지소미아 종료 후폭풍-깊어지는 한미 갈등...어떤일 있었길래]

美 반나절도 안돼 ‘신속한 이견 해소’서 '강한 불만'으로 바뀌어

파문 커지자 김현종 “협의때마다 지소미아 강조...실망 당연” 해명

트럼프 어떤 입장 내놓느냐에 따라 '동맹균열' 여부 판가름 날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얘기하고 있다. /오타와=AFP연합뉴스




미국과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는 청와대의 주장과 달리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이 아닌 ‘문재인 정부’라는 직설적인 표현까지 해가며 유감을 표한 것을 보면 한미 간에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한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3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앞두고) 정부는 각급에서 미국과 긴밀히 소통·협의하며 우리 입장을 설명했다”며 “양국 NSC 간에 이 문제로 7∼8월에만도 총 9번의 유선협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는 한일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한미동맹 균열설을 일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차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불만에 대해 동북아에서 중국 견제와 대북 공조를 위해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조해온 미국의 기본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미국 측이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해온 것은 사실”이라며 “희망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미국이 실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청와대의 호언장담과 달리 외교가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유지해온 한미동맹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미국의 공식 반응이 몇 시간 만에 크게 달라져 배경이 주목된다. 애초 ‘한일의 신속한 이견 해소 촉구’ 수준이었던 미 당국의 입장은 반나절도 안 돼 ‘강력 우려와 실망’으로 수위가 높아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청와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불만을 넘어 분노를 나타냈다. 미 국무부는 이날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문재인 정부에 (협정 파기) 결정이 미국과 우리 동맹의 안보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고, 동북아시아에서 우리가 직면한 심각한 안보적 도전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심각한 오해를 나타낸다고 거듭 분명히 해왔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국무부는 특히 이번 결정의 주체를 ‘한국 정부’가 아닌 ‘문재인 정부’로 꼬집어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캐나다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아침에 한국 외교장관과 통화했다”면서 “실망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일 양국 간의 지속적인 대화를 촉구하며 “두 나라가 각각 관계를 정확히 옳은 곳으로 되돌리기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무부와 함께 미 국방부 역시 대변인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를 콕 찍어 “지소미아를 갱신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앞선 논평에서 “한일 간 조속한 이견 해소를 바란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몇 시간 만에 입장이 완전히 돌아섰다. 데이브 이스트번 대변인은 다만 “우리는 한일관계의 다른 분야에서 마찰이 있을지라도 상호 방위와 안보 연대의 완전한 상태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력하게 믿는다”면서 “가능한 분야에서 일본·한국과 함께 양자 및 3자 방위와 안보협력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 지소미아 유지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미 정부 내에서는 공식적인 실망 표명을 넘어 한국 정부에 분노를 나타내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미 정부의 한 소식통은 청와대가 22일 오후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미국이 이해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 소식통은 “청와대가 ‘미국에서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여기(주미 한국대사관)와 서울에서 (항의)했다”면서 “한 번도 우리의 ‘이해’를 얻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미 정부가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이처럼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것은 동북아에서 한미일 삼각동맹이 약화할 가능성이 커진 데 더해 트럼프 정부의 외교력 부족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로 이어졌다는 미국 내 여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지소미아는 북한의 미사일 활동에 대한 긴밀한 감시를 위해 미국이 주도해 맺어진 협정”이라며 “한국의 결정은 한일 간 긴장이 극적으로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자 이 지역에서 미국의 존재감이 얼마나 약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최신 증거”라고 강조했다.
/박우인·손철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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