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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수놓는 은빛 소녀들

임희정 '하이원리조트'서 첫 승

유해란 '삼다수마스터스' 제패

정윤지는 3부·2부 연거푸 1위

AG 28년만에 개인전 노메달

단체전 銀 체면치레한 트리오

1년새 프로무대서 우승 키스

정윤지(왼쪽부터), 임희정, 유해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임희정(왼쪽부터), 정윤지, 유해란.




딱 1년 전인 지난해 8월26일이었다. 한국골프는 1998년 이후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노 골드’로 돌아섰다. 믿었던 여자부 개인전에서는 아예 ‘노 메달’로 미끄러졌다. 여자 개인전 노 메달은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유해란(18·SK네트웍스)이 선두에 5타 뒤진 5위, 임희정(19·한화큐셀)은 7위, 정윤지(19·NH투자증권)는 15위였다. 단체전 은메달로 최소한의 자존심만 챙겼다. 메달을 목에 걸고 자카르타에서 귀국했지만 셋의 표정은 밝을 리 없었다.

그로부터 1년, 아시안게임 은메달 트리오 3명 모두가 프로 무대에서 빛나는 트로피를 품에 안고 있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3부와 2부 투어에서 한 번씩 우승한 정윤지에 이어 유해란이 추천선수로 나간 지난 11일 1부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섰고 25일에는 당시 대표팀 중 맏언니인 임희정이 1부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임희정은 25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CC(파72)에서 끝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나흘 합계 13언더파로 우승했다. 상금은 1억6,000만원이다. 핀 위치가 까다로웠던 2라운드에 6언더파를 몰아쳐 4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더니 3라운드에 또 6타를 줄여 2위와 격차를 무려 8타로 벌려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마지막 날 보기 4개(버디 1개)로 살짝 주춤했지만 결국 2위 박채윤을 4타 차로 따돌렸다. 대회장 인근의 태백 출신인 그는 주민들의 응원에 넉넉한 우승으로 답했다.

신인상 포인트 6위였던 임희정은 4위로 뛰어올라 1위 조아연을 525점 차로 압박했다. 조아연은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멤버 김효주는 첫날 4오버파 공동 94위로 출발해 2언더파 공동 12위로 마치는 저력을 보였다. 유해란은 1부 투어 본격 데뷔전인 이번 대회를 3오버파 공동 41위로 무난하게 마쳤다.

아시안게임 당시 여자 대표팀 코치였던 박소영씨는 25일 통화에서 “1년 전 그날 대표팀은 15번홀까지 선두였는데 마지막 세 홀에서 뒤집어졌다. 귀국 비행기 안은 정말 아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누구도 다독일 수 없는 무거운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잘할 거라는 믿음이 선수들 사이에도 있었다. 대표팀 출신은 프로 가서도 승승장구한다는 전통을 이어줘 고맙고 흐뭇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임)희정이는 워낙 자기 할 일을 철저히 해내고 무엇보다 루틴을 중시하는 아이여서 걱정하지 않았다. 최근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을 좋은 분위기로 바꿔놓았으니 앞으로가 더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 후 임희정은 “(아버지 없이) 홀로 뒷바라지해준 엄마가 올 초 건강이 좋지 않아 시즌 초반 힘들었는데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다”고 했다. 볼링 선수 출신인 어머니 박보영씨는 갑상선암을 앓다가 최근 많이 회복한 상태다.

임희정은 승리욕이 남다르다. 아시안게임 직후 나간 당시 KLPGA 투어 최대 상금 대회인 한화 클래식을 포기할 생각이었다. 아마추어 추천선수로 출전 명단에 있었지만 대회가 임박할 때까지 아시안게임 후유증을 떨치지 못했다. 펑펑 울면서 못 나가겠다고 했다가 주변 조언에 겨우 마음을 바꿨다. 그 대회에서 임희정은 2라운드에 선두를 달리는 등 분전 끝에 공동 6위에 올랐다. 오는 29일 시작되는 올해 한화 클래식은 직전 주 우승자 자격으로 당당히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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