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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24시] 동북아 미사일 경쟁과 파경 맞는 한미 동맹

홍관희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

중러 미사일개발 경쟁 불붙자

미국도 전자·사이버무기 강화

韓은 한미일 안보협력에 찬물

文정권 대북인식이 문제의 근원

홍관희 교수




미국의 중거리핵전력(INF)조약 탈퇴는 냉전시대의 상호억지 프레임에서 벗어나 중러의 미사일 전력 증강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결단의 표명이다. 미국의 탈퇴는 러시아가 신형 중거리지상발사순항미사일(SSC-8)을 개발해 먼저 조약을 위반한 것 때문이지만 더 큰 원인은 미사일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위협이다. 미국이 탈퇴 직후 지상발사순항미사일로 500㎞ 과녁을 명중시킨 것은 탁월한 순항미사일 기술력을 입증하면서 지속적인 신형개발 및 전략구상에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중국이 보유한 미사일의 80%가 중단거리미사일로 그중 95%가 INF 위반이다. 미·러가 INF의 제한을 받는 동안 독자 개발에 나서 경제력과 기술진보를 바탕으로 양과 질 모두에서 획기적 팽창을 이룩한 것이다. 중국이 보유한 극초음속(hypersonic) 미사일은 기존 미사일방어(MD)체계로는 방어가 어려워 미국이 열세에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해안내륙에 배치된 중단거리 이동식미사일과 다수의 폭격기·전함·잠수함에 장착된 대함 미사일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하는 미 항모전단을 심대하게 위협한다. ‘항모킬러’로 불리는 둥펑(DF)-21 미사일은 사거리 1,500㎞ 이내의 모든 미 전함과 군사기지를 타깃으로 삼고 있어 중국의 전략적 우위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시드니대 미국연구소가 지적한 내용도 그 일환이다.

중국의 전략은 개별 전함이 갖는 기술적 열세를 보완하기 위해 수천 기의 미사일을 인해전술 방식으로 일시에 발사해 중국 연안에 미 항모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저항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곧 미국을 패퇴시킬 수는 없지만 제1도련선 방어를 실현해 세계패권을 향한 중간단계로서 동아시아 지역패권을 확립하겠다는 의도이다. 또 무력충돌 시 미 증원군 도착 이전에 초전 승리로 상황을 마무리하려 한다. 미국에 치명적 손실이나 패배를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자국의 안보이익에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이 지역에 대한 개입을 포기하고 중국의 지역패권을 용인할 것인가의 선택을 강요하는 전략이다.

한편 미국은 전자·사이버·우주 무기들로 중국의 국가·군 전산망을 초반에 마비시켜 군사작전 자체를 무력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미사일보다는 그동안 소홀했던 중거리미사일 업데이트에 나서 동맹국에 이를 배치하려 한다. 사거리 1,000㎞ 미사일은 한국·일본·필리핀, 3,000~4,000㎞ 미사일은 괌이 유력하다.



중국이 북한에 미사일 기술통제품목을 공급(미 국무부 2019보고서)하는 등 북중 미사일협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이 최근 연쇄 발사하는 단거리 신형 미사일과 대구경 방사포에 대한 실효적 방어 대책이 없어 국방의 공백이 우려된다. 한미 및 한미일 미사일 연합방어망의 구축이 절실해지는 이유이다.

절박한 안보 위기 속에서 지난 22일 청와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한 것은 한미일 3국이 오랫동안 견지해온 안보협력과 자유민주·인권의 가치연합을 붕괴시킨 안보 자해 행위다. 미국이 강력 반발하면서 동맹이 전례 없는 파경에 몰리고 있다. 국방부가 정보공유의 중요성을 들어 강하게 반대했음에도 청와대가 “군사적 긴장이 낮아져 안보에 자신 있다”며 밀어붙였다고 하니 문재인 정권의 안보 인식에 할 말을 잊을 뿐이다.

지금 우리는 국가목표와 안보전략을 놓고 끝 모르는 내분에 휘말려 있다. 핵미사일로 위협하는 북한정권을 적이 아닌 친구(=동족)로 보는 문재인 정권의 대북 인식이 문제의 근원이다. 그러니 김정은을 공공연히 찬양하고 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철폐를 요구하는 반국가·반안보 행태가 다반사로 일어난다. 적대 세력과 ‘민족자주’로 공조하겠다는 발상은 그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는 말했다. “전쟁은 정치적 목표의 규정 없이 승리할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수호하겠다는 정치적인 합의 없이 안보위기의 극복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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