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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도 실적쇼크...내년 M&A 매물 더 쏟아지나

24개사 상반기 순익 32% 급감

내수시장 포화·새 회계기준 대비

국내외 투자환경 악화 등 '삼중고'

손해율 상승에 손보도 실적 악화

매물나와도 당분간 인수자 없을듯





국내 24개 생명보험사의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상장사를 중심으로 실적 급락이 확인된 데 이어 업계 전체로도 ‘어닝 쇼크’가 확인된 셈이다. 내수 시장 포화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대비, 자산운용으로 수익률을 높이기 어려워진 국내외 투자환경 등이 ‘삼중고’로 작용했다. 가뜩이나 밀린 매물이 많은 보험 업계 인수합병(M&A) 시장도 더욱 정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보사 24곳의 상반기 잠정 순이익은 2조1,28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2.4% 줄었다. 특히 보험사 수익의 주축이어야 할 보험영업 부문의 적자가 지난해 11조3,720억원에서 올 상반기 11조8,260억원으로 4% 악화됐다. 과거 생보사들이 집중적으로 판매했던 저축성보험의 만기 도래에 따른 지급보험금이 2조5,000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거둔 수입보험료도 지난해 대비 1% 줄어든 52조2,460억원에 그쳤다. 특히 생보사의 핵심 상품인 종신보험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생보 업계 전반의 위기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2015년 210만건이 넘었던 종신보험 신계약 건수는 지난해 156만건까지 줄어들었다. 비혼·저출산 등의 추세를 감안하면 종신보험의 인기가 부활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또 오는 2022년부터 도입될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려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을 더 판매해 비중을 높여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보험사들의 투자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5.1% 감소한 12조3,24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만으로 1조397억원의 투자영업이익을 기록했던 탓에 기저효과가 컸다. 가뜩이나 자산운용에 어려운 시장 환경도 더해졌다. 지난해 상반기 0.75%이던 생보사들의 총자산이익률(ROA)은 올 상반기 0.49%로 낮아졌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같은 기간 8.86%에서 5.39%로 하락했다. 가뜩이나 저금리인데다 코스피 지수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 사이 19%나 떨어졌다. 해외시장에 분산투자했다면 나았겠지만 현재 국내 보험업법은 2003년부터 16년째 보험사 자산의 20~30%만 해외에 투자할 수 있도록 묶어두고 있다.



순이익 감소가 가장 컸던 회사는 대형 생보사들이었다. ‘빅3’로 꼽히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41.3% 급감했고 외국계 9곳과 중소형 5곳, 은행계열 7곳의 감소율은 각각 24.1%, 9%, 3.6%로 비교적 낮았다. 이에 따라 빅3가 생보업계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4%에서 올 상반기 55.5%로 축소됐다.

생보 업계는 이 같은 난국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생보사들의 올해 전체 수입보험료가 총 107조91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사들이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축소하고 있지만 대체 상품인 보장성보험의 판매는 부진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층의 보험 외면이 심각하다. 한 생보사 최고경영자(CEO)는 “그나마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연금보험·변액보험 등을 중심으로 보험료를 대폭 낮춰 젊은층 가입자들을 끌어들이는 등의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보업계 역시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 상승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보험 M&A 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매물로 지목되는 보험사는 4수에 도전하는 KDB생명, 경영개선 작업이 진행 중인 MG손해보험 등이다. 또 중국 안방보험이 대주주인 동양생명·ABL생명도 매각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샤오휘 전 안방그룹 회장이 수감된 데 이어 안방보험 역시 현지 금융당국의 위탁경영을 받게 되면서 해외 자산에 대한 구조조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동양·ABL생명은 알짜 보험사로 꼽히기는 하지만 업계에서는 보험 M&A 시장 전반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판매를 늘리기도, 투자 이익을 키우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누가 보험사를 인수하려 들겠느냐”고 지적했다. 다만 KB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보험사 인수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금융지주들은 “좋은 매물이 나온다면 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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