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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포커스]몸집은 공룡 됐지만..'불완전판매'오명 쓴 GA

■당국 종합검사 결과 앞둔 GA
보험사간 판매 경쟁 치열
수수료 2,300%까지 등장
1년뒤 해지해도 수익 남아
지인 이름 '가짜계약'빈번

  • 유주희 기자
  • 2019-09-02 19:36:11
  • 보험·카드

보험, GA, 종합검사, 수수료

[파이낸셜포커스]몸집은 공룡 됐지만..'불완전판매'오명 쓴 GA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지난 5월부터 보험 독립대리점(GA)을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실시 중인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2일 이같이 말했다. 종합검사로 들여다봤더니 수수료 체계부터 영업 건전성, 내부감시 시스템까지 모든 부문에서 빠짐없이 문제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업계 7위 리더스금융을 시작으로 GA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앞서 수십억원 규모의 가짜계약이 적발된 리더스금융 외에 GA 전반에 만연한 불건전 영업을 구조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불건전 영업의 핵심은 GA 설계사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월 보험료의 수백%에 그쳤던 수수료는 보험사 간 판매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 들어 1,700~2,000%까지 늘더니 급기야 최근에는 2,300%까지 올랐다. 월 보험료 10만원짜리 상품을 판 설계사는 230만원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고율의 수수료가 지급되다 보니 가짜계약의 유혹에 빠지는 설계사들이 끊임없이 생긴다. 설계사 본인이나 가족·지인의 이름으로 수수료가 비싼 보험에 가입한 뒤 1년 후 해지해도 수익이 남기 때문이다.

실제로 설계사 수 1만3,000명이 넘는 대형 GA인 글로벌금융판매는 대규모 가짜계약을 일삼은 일부 임원을 고소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실제로 비일비재하지만 회사 이미지를 위해 쉬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한다. 한 관계자는 “전속 설계사들은 보험사 차원에서 장기적이고 꾸준한 상품 판매, 가입자 관리를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하도록 교육받지만 GA는 수수료가 얼마인지만 본다”며 “특히 GA에서 억대 수입에 익숙해진 영업왕들이 실적이 부진한 시기에 가짜계약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사고’를 치는 경우가 적잖다”고 전했다.

가짜계약뿐 아니라 불완전판매, 판매 후 방치하는 ‘고아계약’도 문제다. 생명·손해보험협회가 공동 운영하는 e클린보험서비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소속 설계사 1만명이 넘는 대형 GA 3곳의 지난해 불완전판매율이 0.41%로 나타났다. 이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0.16%)보다 세 배가량 높은 수치다. 설계사가 한 GA에서 1년 이상 남아 있는 비율을 뜻하는 13개월 정착률은 54%에 그쳤다. 1년이 지나면 소속 설계사의 절반이 물갈이되는 셈이다. GA 소속 설계사가 불완전판매를 일삼아 문제가 되더라도 철새처럼 GA를 바꿔가며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위원회에 상정된 대형 GA 제재 건수는 지난 2016년 15건, 2017년 24건, 지난해 28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 상반기 금감원이 결정한 금융사 제재 163건 중에서도 GA가 약 3분의1에 달하는 62건을 차지했을 정도다. 전문성을 갖춘 설계사들이 다양한 회사의 보험을 비교해 소비자들에게 권유·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본래 취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금융당국은 올 들어 GA를 겨냥한 규제강화 조치를 잇따라 내놓았다. 3월에는 설계사 500명 이상의 대형 GA가 보험사 수준의 내부통제 제도를 도입하도록 했고, 지난달에는 설계사의 불완전판매율 등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e클린보험서비스를 개시했다. 또 이달 1일에는 보험계약 첫해 수수료를 1,200%로 제한하고 분할지급하도록 하는 개선방안을 공개했다.

소비자들은 환영할 만한 내용이지만 GA들의 반발은 거세다. 한 GA 임원은 “GA는 인력관리·교육·영업지원 등 회사 운영에 필요한 비용이 있기 때문에 전속 설계사와 같은 잣대로 수수료를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과도한 수수료 지급이 보험사 간 과당경쟁에서 비롯됐데 도리어 GA를 단속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대형 GA와 한국보험대리점협회 등은 최근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감독의 고삐를 조이겠다는 입장이어서 GA와의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GA에 대한 영업규제 강화는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GA들의 불건전한 영업행위를 엄격히 감시·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GA에 대한 종합검사를 몇몇 GA로 끝내지 않고 상시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GA 소속 설계사는 2015년 보험사 전속 설계사 수를 넘어 지난해에는 각각 23만명, 18만명을 기록했다. GA의 지난해 전체 보험모집액도 약 40조6,000억원까지 늘어 전속 설계사와 방카슈랑스 등 나머지 판매채널(36조원)을 추월했다. 설계사 1만명 이상을 보유한 공룡 GA는 4곳에 달한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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