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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배터리 소송전 틈타…유럽마저 치고나온다

<상>배터리 집안 싸움에 웃는 경쟁국

中 업체에 점유율 밀리고

유럽업체도 자체생산 검토

글로벌 점유율 수성 '위태위태'





LG화학(051910)SK이노베이션(096770) 간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법정 다툼 격화로 한중일 ‘전기차 배터리 삼국지’에서 한국이 자칫 낙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송 관련 불확실성으로 양사 모두 공격적 투자가 힘들어지는데다 미국 법원의 결정에 따라 자칫 현지 영업을 못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유율 기준으로 이미 중국 업체에 주도권을 내준 데 이어 유럽업체들이 배터리 자체 조달을 꾀하고 있어 한국 업체의 설 곳이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과 삼성SDI(006400)의 점유율은 지난 2017년 각각 13.2%와 6.9%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0.8%와 2.9%로 뒷걸음질쳤다. 올해 처음으로 점유율 기준 ‘톱10’에 이름을 올린 SK이노베이션의 점유율(2.1%)을 더한다 하더라도 한국 업체 점유율은 15.8%에 그쳐 2년 전의 20.1%에 크게 못 미친다.

이 같은 점유율 하락은 중국 업체의 대약진 덕분이다. 중국의 CATL은 2017년 점유율이 7.5%에서 이듬해 21.5%로 껑충 뛰었으며 올해도 25.4%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사업을 같이 하는 BYD 또한 2017년 8.1%의 점유율에서 올해는 두 배가량인 15.2%로 덩치를 키웠다. 중국은 2015년부터 한국 등 일부 외국 업체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이 덕분에 CATL과 BYD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자국 시장을 바탕으로 몸집을 빠르게 키웠다. 이외에도 AESC(3.7%), 궈쉬안(3.1%), 리션(1.3%) 등 중국 업체 3곳이 점유율 기준 글로벌 톱10 배터리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또한 점유율이 줄었지만 한국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파나소닉의 점유율은 2년 전 29.7%에서 올해 20.3%로 떨어졌지만 글로벌 톱10 기업에 이름을 올린 PEVE(2.1%) 점유율까지 더하면 한국과의 격차가 6.6%포인트에 달한다.

향후에는 이 같은 점유율 수성도 버거울 수 있다. 업계에서 가장 근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곳은 유럽 시장이다. 글로벌 최대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독일에 12GWh 규모의 자체 배터리셀 공장 설립을 꾀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최대 60억유로(약 8조원)를 공동 투자해 양국에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는 ‘에어버스 배터리’ 프로젝트를 올해 5월 발표하며 ‘탈(脫) 아시아’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는 폭스바겐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유럽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한중일에 의존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선을 한층 다양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큰 리스크는 미국 법원 결정이다.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액은 110조원, SK이노베이션은 50조원 수준이지만 이들 간 소송 결과에 따라 미국 시장 영업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제기한 소송 결과는 내년 말께 나오며 SK이노베이션이 이달 중순께 LG화학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할 경우 이 또한 2년 사이에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경제의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미래가 미국 법원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라며 “글로벌 무역장벽 강화 등 ‘자국우선주의’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 간의 다툼이 누구에게 이득이 될지는 뻔한 일”이라고 밝혔다. /양철민·박효정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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