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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12건 중 7건..PEF 독무대 된 M&A시장

저금리에 시중자금 PEF 몰리자

실탄 앞세워 새 주인 속속 등극

대기업은 불확실성 탓 투자 꺼려

PEF, 대부분 경영효율화에 집중

산업 성장 한계땐 엑시트 차질 우려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사모펀드(PEF)들의 독무대로 변모하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PEF로 몰리는 반면 대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들은 대내외 경영의 불확실성 때문에 대형 투자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 쏟아져 나온 매물들이 PEF로 다수 손바뀜되면서 향후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 마련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서울경제신문 시그널이 올해 완료된 12건의 주요 M&A 딜을 분석한 결과 이 중 7건의 매물이 PEF의 품에 안겼다. 롯데그룹이 금융계열사 정리를 위해 내놓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이 각각 MBK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에 넘어갔고 밀크티 프랜차이즈인 공차도 미국계 PEF 운용사에 팔렸다. 공차의 경우는 PEF끼리 경영권을 사고판 사례다.

웅진그룹이 대기업 SI로 나서 웅진코웨이 경영권을 되찾아온 거래도 있었지만 석 달 만에 다시 경영권 재매각 작업에 들어가 사실상 실패한 거래로 분석된다.

최근 거래가 진행되는 주요 딜을 살펴보면 PEF의 독주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5일 예비입찰을 실시한 SKC코오롱PI 매각 건의 경우 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칼라일그룹 등이 입찰해 사실상 PEF 간 대결로 진행될 예정이고 LG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LG CNS 소수지분 매각 거래도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맥쿼리 PE의 경쟁입찰로 최종 주인을 찾을 계획이다. 태림포장의 유력한 SI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한솔제지도 막판에 인수를 포기해 중국기업인 샤닝페이퍼와 미국계 PEF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의 대결로 압축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큰손’ 대기업 SI들이 M&A 결정에 극도로 위축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 여건이 불확실할뿐더러 국내의 반(反)기업 정서도 강해 대형 투자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올해 최대어로 꼽힌 아시아나항공 매각에도 주요 후보자로 꼽힌 SK·한화·GS 등이 모두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PEF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C코오롱PI 매각 건의 경우 삼성전자가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가면서 관심을 드러냈으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내부 기류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대다수 기업이 사는 것보다 선제적인 구조조정 차원에서 파는 데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등에 따라 대형 PEF에 자금이 몰리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연기금·공제회 등 출자자(LP)들이 수익률이 검증된 대형 PEF 중심으로 투자하면서 충분한 실탄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M&A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SKC코오롱PI에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는 한앤컴퍼니의 경우 최근 3조원에 육박하는 3호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M&A 시장이 PEF 중심으로 재편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상당수 PEF들이 기업 인수 이후 대규모 투자 대신 경영 효율화를 통해 실적을 내는 경우가 많아 산업 자체가 성장한계에 부딪힐 경우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서다. 국내 대기업들이 계속해서 투자에 소극적인 기조를 이어가면 결과적으로 M&A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서일범·조윤희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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