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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카드' 접은 美…사우디 방어·이란 추가제재 가닥

중동 불길 '대선 악재' 우려

사우디-UAE에 軍·전투기

대공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중앙銀·국부펀드 등 제재

이란 최후 자금줄에 철퇴

이란은 "전투준비 끝냈다"

주변국도 사태 장기화 대비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을 공격한 배후로 추정되는 이란에 대한 전쟁 카드를 접고 사우디 방어와 대이란 추가 제재로 대응방향을 굳혔다. 군사대응 카드를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지만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중동 분쟁에 휩쓸리고 싶지 않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이 미국의 사우디 추가 파병에 대해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추가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중동 위기는 갈수록 고조되는 분위기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20일 백악관에서 고위 국가안보 당국자 회의를 열고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에 대한 대응으로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백명의 미군과 전투기, 대공미사일 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당국자 회의에 앞서 이란 공습과 사이버 공격, 사우디 지원 강화 등의 대안을 마련했는데 이 중 지원강화안이 채택된 것이다. NYT는 “지금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타격보다는 사우디 방어에 초점을 맞췄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수위도 높인다. 이날 미 재무부는 이란의 마지막 자금줄로 꼽히는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테러조직으로 지정된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헤즈볼라에 자금 지원을 해왔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국가에 부과된 가장 높은 제재”라고 이번 조치를 설명했다.

사우디 피격 사태에 대한 미국의 해법이 사우디 방어와 추가 제재로 가닥을 잡으면서 미국의 전략이 ‘공격’에서 ‘방어’로 선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장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사우디 추가 파병이 “본질적으로 방어적”이라고 언급했다. 일부 참모들은 이란에 신속한 군사보복을 건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산 로하니(가운데) 이란 대통령이 22일 이란-이라크전쟁 39주년을 기념해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군 퍼레이드 행사장에 도착해 군 사령관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테헤란=AP연합뉴스


이는 중동에서의 전쟁이 내년 대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의견이 더해진 결과로 해석된다. 올 6월 이란이 미군 무인기(드론)를 격추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군사공격을 승인했다가 공습 10분 전에 이를 중단시킨 것은 당시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운 분쟁에 휘말리게 된다면 재선 기회를 날릴 수 있다’고 조언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토퍼 루디 뉴스맥스 최고경영자(CEO)는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이 불필요하게 죽는 것을 얼마나 감정적으로 싫어하는지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동 위기가 쉽게 가라앉을 가능성은 낮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멘 후티 반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사우디에 대한 후속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없다”면서도 “사우디가 수도 리야드를 포함해 석유시설과 공항에 대한 공격을 우려해 보안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의 사우디 추가 파병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전쟁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섰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 최고사령관은 “우리는 어떠한 시나리오도 대응할 수 있는 전투 준비가 돼 있다”며 “제한된 공격일지라도 이란을 공격하는 모든 침략자를 추적하고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는 20일 사우디에 상호적 군사행위 중단을 전격 제안했지만 사우디는 이날 “우리는 상대의 말이 아닌 행동으로 판단한다”면서 “그들이 실제로 그렇게 하는지 보겠다”며 휴전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상태다.

주변국들도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주변 지역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쿠웨이트가 최대 8개월치 식량을 비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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