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심희정의 All that style] '영원한 클래식' 진주, 영하게 돌아왔다

우아함·따뜻함의 대명사서

젊은층 뉴트로 트렌드 맞춰

착용하는 연령대 확 낮아져

샤넬·구찌 등 글로벌 브랜드

주얼리 가방·구두 등 대거 선봬

새로운 키치한 진주로 탈바꿈

블랙팬츠·가죽 라이더 재킷 등

강한 의상에 매치하면 반전매력

아디르




아디르


song of style 소피아 재킷


크리스챤 디올 인터로킹 진주 귀걸이


샤넬 펄 펌프스


구찌 펄 스니커즈


구찌 크리스털 더블 G 귀걸이


구찌 펄 벌 반지


구찌 라이언 헤드 진주 귀걸이


샤넬 진주 트위드 백


구찌 펄 디테일 반지


mother of pearl 청바지


파인드카푸어 핑고백 진주스트랩


소피아 웹스터 스텔라 슈즈


크리스토퍼 케인


어두운 배경에서 한 줄기 빛을 받고 있는 터번을 두른 소녀가 고개를 살짝 돌려 어깨 너머로 허공을 응시합니다. ‘네덜란드의 모나리자’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소녀의 살짝 벌어진 입술과 큰 눈에 시선이 꽂히는 이 매혹적인 그림은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유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입니다. 저의 경우 그림을 바라보는 시선이 머무는 곳은 다름 아닌 매우 큰 진주 귀걸이였죠. 터번과 얼굴 사이에서 반짝이는 진주의 질감 덕분에 소녀의 청초함과 그림의 온화함이 배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림 속 계절은 왠지 가을로 다가옵니다.

맑지만 깊은, 하얗지만 따뜻한 진주의 계절이 왔습니다.



◇뉴트로와 더불어 부상한 인어의 눈물=뉴트로가 대세로 떠오르며 인기 연예인들도 진주 액세서리를 자주 착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상류층을 연기한 한서진(염정아 분)은 숏커트 헤어에 단아한 진주 액세서리를 착용해 고급스러우면서 도도한 이미지를 연출했지요. 스타일리스트들은 목 라인이 파인 옷을 입을 때는 진주 목걸이를, 스커트 슈트를 입을 때는 귀에 딱 붙는 진주 귀고리를 착용할 것을 권합니다.

수지는 본인의 싱글 앨범 표지에 등을 노출한 ‘베어백(bareback)’ 드레스와 진주 목걸이를 매치해 여성스러운 느낌을 살렸군요. 평소 진주 액세서리 마니아로 알려진 방송인 최화정과 모델 장윤주는 캐주얼 티셔츠에 귀에 딱 붙는 미니 진주 귀걸이를, 하얀 셔츠에 진주 목걸이를 착용한 스타일을 자주 선보여 눈길을 모은 바 있습니다.

◇진주에 얽힌 역사 속 그녀=진주는 사랑과 풍요를 상징하는 아프로디테의 몸에서 떨어진 물방울에서 비롯되었답니다. 고대부터 순결함, 청순, 고귀함을 상징하지만 부와 권력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클레오파트라가 진주 귀걸이를 갈아 식초 술에 섞어 마시곤 했다는 일화는 전설처럼 전해 내려옵니다.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순결을 지킨 신성한 여왕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진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한 것으로 유명하지요. 역사에서 가장 화려한 인생을 산 마리 앙투아네트도 진주에 집착했던 인물입니다.

◇‘고루함’ 대신 젊은 감성으로 재탄생한 펄 주얼리=요즘에는 진주를 착용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답니다. 이번 가을·겨울 진주를 모티브로 한 아이템들이 여성들을 한껏 유혹하면서 ‘진주템’ 하나 소유하지 않으면 트렌드에 뒤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틈타 신세계백화점의 자체 주얼리 브랜드 ‘아디르’는 올 가을 목걸이, 귀걸이 등을 포함한 30여 종의 진주 콜렉션을 새로 선보이며 6조원 규모의 파인 주얼리 시장 공략의 기치를 높였습니다. 불황으로 정체기에 머문 주얼리 시장에서 가격·품질·디자인 삼박자를 잘 맞춘 덕에 올 상반기에만 28% 신장한 아디르가 새 작품으로 진주를 선택해 트렌드세터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죠. 진주의 품종은 국내에 가장 많이 통용되는 A등급 진주보다 높은 아코야, 남양, 바로크 품종이랍니다. 진주 자체의 두께가 두꺼워 별도의 연마 과정이 없더라도 자체 광택 정도가 뚜렷하고 표면의 흠이 적은 것이 특징입니다.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부사장)은 “바로크 등급의 진주는 물방울과 모양이 비슷하다고 해 물방울 진주로도 불리는 최상위 등급의 진주 중 하나”라고 귀띔합니다. 희소성이 높아 타사키, 티파니 등 글로벌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에서도 소량으로 소개하는 품종이지요. 특히 진주를 다이아 장식과 곁들이며 젊은 층의 마음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데요. 손 본부장은 “진주 목걸이는 고리 부분도 다이아몬드 장식을 부착해 액세서리 고유의 느낌을 살렸으며 귀걸이는 팬시 컷(삼각형, 별 모양 등) 다이아몬드 장식을 더해 격식 있는 자리는 물론 일상에서도 착용할 수 있도록 활용도를 높였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젊은 감성을 추구하려면 스트라이프 티셔츠나 니트와 함께 곁들여 발랄한 느낌을 줄 수도 있겠지요.

◇글로벌 브랜드의 진주 사랑=분더샵에서 선보이는 런던 컨템포러리 브랜드 ‘시몬 로샤’는 진주가 더해진 의류와 액세서리로 연령대에 관계없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보테가 베네타는 가공하지 않은 진주를 그대로 액세서리에 부착하기도 했으며 크리스챤 디올은 브랜드 고유 이니셜에 큼직한 진주를 단 귀걸이를, 샤넬은 지난 7월 파리콜렉션에서 론칭한 하이 주얼리 콜렉션인 ‘샤넬 파리 러시아’에서 러시아 귀족들이 착용했을 법한 소투아르 형태(사슬로 만들어진 긴 형태)의 커다란 진주 목걸이를 선보였지요. 여러 겹의 진주 목걸이는 샤넬을 대표하는 주얼리 중 하나인데요, 최근 2020 F/W 콜렉션에서도 글래스 펄 등 진주를 활용한 쥬얼리, 가방, 슈즈 등의 아이템을 내놓고 있습니다. 구찌는 진주를 활용한 다양한 잡화 아이템을 많이 선보이는 대표적인 명품으로 꼽히지요. 진주로 가죽과 버클을 장식한 핸드백부터 구두굽을 진주로 장식한 슈즈는 물론 진주로 만든 목걸이, 반지, 귀걸이 등을 대거 쏟아내고 있습니다. 구찌의 진주 아이템들은 화려한 디자인의 원석과 함께 포인트로 활용돼 새로운 형태의 키치한 진주로 탄생시켰습니다. 크리스찬 디올의 진주 주얼리들은 구찌와는 좀 다른 청초하고 귀여우면서 여성스러운 감성이 도드라집니다.

진주가 달린 옷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주로 장식한 의상이 정적인 클래식 패션에 포인트를 주는 느낌으로 많이 사용되었다면 요즘은 키치하고 위트있는 패션 포인트로 활용되고 있으니까요.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진주 모양의 장식 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의 보석 큐빅 장식을 의상 포인트로 활용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대세”라고 설명합니다. 갤러리아 이스트 ‘g.street494’에서 판매 중인 영국 브랜드 크리스토퍼 케인은 샹들리에 형태로 많은 진주를 늘어뜨린 진주 브로치 장식의 코트로 여심을 유혹 중입니다. 오버사이즈 형태의 블랙 코트는 이 샹들리에 진주 하나로 고급스럽지만 위트와 센스를 모두 잡았답니다.

롯데백화점 PB 편집숍 ‘엘리든 스튜디오’에서 판매 중인 튀에몽트레저는 대부분의 옷에 진주를 활용했는데 화려한 진주를 핸드메이드로 수놓은 펄 청바지가 시그니처 아이템입니다. 마더 오브 펄은 브랜드명에서 볼 수 있듯 진주를 모티브로 탄생한 브랜드로, 재킷의 단추를 진주로 바꾼다거나 슈즈에 진주를 줄줄이 박아 놓기도 하는 등 포인트를 진주로 사용했습니다.

◇진주, 영하게 즐기기=진주는 그 자체로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아이템이기 때문에 의상 전체에 부드러움을 더해주는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클래식한 의상과 가장 잘 어울리지만 그러다 보니 보수적이고 올드한 이미지가 강할 수 있지요. 따라서 오히려 찢어진 청바지나 타이트한 블랙 팬츠, 거친 라이더 재킷 등 진주 이미지와는 상반된 엣지있고 강한 패션 아이템과 믹스매치하면 반전 매력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박명선 스타일리스트는 “진주가 클래식 하다는 것을 잊고 정반대의 아이템과 함께 매치하면 훨씬 더 진주의 매력을 배가할 수 있다”며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하고 딱 들어 맞는 진주 스타일링을 하는 순간 올드하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생활산업부장 yvett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