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극심한 내홍으로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분열하고 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같은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회의를 열어 현안을 논의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시기의 문제일 뿐 분당을 피할 수 없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27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오전9시 국회 본관 215호에서 최고위원회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당권파로 분류되는 채이배 정책위의장, 임재훈 사무총장, 최도자 수석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같은 시간 옆방인 국회 본관 218호에서는 바른미래당의 또 다른 회의가 개최됐다. 오신환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긴급의원총회다. 긴급 의총에는 비당권파의 수장인 유승민 의원과 정병국·이혜훈·하태경·정운천·지상욱·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13명이 자리했다.
비당권파가 동일한 시간에 긴급회의를 열자 손 대표가 발끈했다. 그는 “정치에서 금도를 지켜줬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결코 당을 위한 행보라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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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당권파도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이태규 의원은 “우리 당은 무능과 지도체제의 욕심으로 생산적 논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지 의원은 공식적으로 지도부를 부정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지 의원은 “우리가 이렇게 모인 것을 계기로 창당 정신에 입각한 새로운 바른미래당의 지도부가 구성됐다고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최근 ‘추석 이후 지지율 10% 미달 시 사퇴’를 공언한 손 대표가 약속을 어기자 비당권파는 반발했다. 특히 당이 지도부를 비판한 하태경 최고위원에게 지난 18일 ‘당직 직무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리자 사실상 당은 두 개로 분열된 상황이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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