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10억원 이상 금융 자산을 보유한 ‘부자’는 지난해 말 기준 3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할 때 1만3,000명 늘어난 수치다.
29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19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부자는 전년보다 4.4% 소폭 증가했다.
2014년 23만7,000명, 2015년 25만4,000명, 2016년에는 27만1,000명, 2017년 31만명으로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해에는 주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의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주식가치 변동 때문이란 분석이다. 코스피는 2016년 말 2,026에서 2017년 말 2,467로 21.8% 급상승하면서 지난 2017년 부자가 급증했다. 반면 2018년 말 코스피는 2,041로 전년 대비 17.3% 급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자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2,017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1.7% 줄었다.
한편 부자들의 분포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14만5,000명), 경기도(7만1,000명), 인천(1만명) 등 수도권이 전체의 69.6%를 차지했다. 부산은 2만4,000명, 대구 1만5.000명, 경남 1만명 등으로 집계됐다.
서울 안에서는 46.6%가 서초·강남·송파구 등 ‘강남 3구’에 집중됐다. 부자들 총자산의 절반 이상은 부동산이었다. 부동산자산 53.7%, 금융자산 39.9%의 비중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자산 비중은 꾸준히 50%대 초반을 유지해 왔지만 금융자산 비중은 5년 만에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다. 작년 주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반면, 주가는 떨어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부자 가구의 연간 소득은 평균 2억2,000만원으로 일반가구(5,700만원)의 3.9배 수준이었다. 이 중 노동소득 비중은 63.0%, 재산소득은 32.5%였다.
부자 가구가 주거, 교육, 여가·취미 등 순수 생활비로 쓰는 소비지출액은 월평균 1,040만원으로 집계됐다. 일반가구(254만원)의 4배를 넘는다.
또 부자 가구의 연간 저축 여력(연 소득에서 생활비, 세금, 3대 보험료를 제외한 금액)은 평균 6,620만원으로, 월 500만원 이상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부자라면 얼마 정도의 자산을 갖고 있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부자들은 “평균 67억원”이라고 답했다. 답변은 50억원(22.7%), 100억원(18.3%), 30억원(17.2%) 순으로 많았다. 20억원 미만을 선택한 부자는 12.0%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 가운데 ‘지금 나는 부자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45.8%로 나타났다. 총자산이 많을수록 스스로 부자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부자 보고서는 올해로 9번째다. 한국은행, 통계청, KB금융 고객데이터를 토대로 부자 수와 지역별 현황을 추정했고,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 보유자 400명을 상대로 한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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