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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얼어붙는 지방저축銀 기업대출

[저축銀 79곳 상반기 대출 분석]

부산·경남 84%가 비중 크게 줄어

지역 경기 부진 장기화 여파에

하반기 기업대출 역신장 전망도





올 상반기 부산·경남권 저축은행들의 기업대출 수요가 급감했다. 철강·조선 등 주력업종의 업황 부진으로 지역 경기가 악화하면서 지방 기업들이 신규 투자 규모를 줄인 탓이다. 경기침체 우려가 더 커지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나 개인대출 대신 중소기업대출에 집중해온 저축은행들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본지가 79개 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전체 대출 중 기업대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부산·경남 지역 저축은행 12곳 중 10곳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84%에 해당하는 수치로 10곳 중 8~9곳의 기업대출 수요가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부산에 위치한 A저축은행의 경우 상반기 기업대출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68억원 줄어들면서 기업대출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59.2%에서 올 상반기 47.2%로 12%포인트 급감했다. 이 중 중소기업대출도 지난해 상반기 658억원에서 올 상반기 591억원으로 감소했다. 기업대출의 주요 대출처인 B저축은행 역시 올 상반기 기업대출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10억원가량 줄면서 기업대출 비중이 11%포인트나 빠졌다. 지역 대표 저축은행 중 하나인 C저축은행과 중소기업대출만 취급하는 D저축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각각 6.6%포인트, 5.5%포인트 줄어들었다.

전체 79개의 저축은행 중 올 상반기 기업대출 비중이 줄어든 곳은 33개에 달한다. 10곳 중 4곳은 기업대출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기업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서울권도 저축은행 중 47%가 기업대출 비중이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전체 대출 규모는 커졌지만 이는 가계대출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기업대출 증가폭은 둔화 추세라 전체 대출 중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의 주력 분야인 기업대출 영업이 축소된 것은 지역 경기 부진이 장기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가 악화하면서 지역 중견·중소기업들은 신규 사업 확대를 꺼리게 되고 지역 기업과 밀접한 지방 저축은행들의 기업대출도 줄어든 것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방 저축은행들은 지역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며 “특히 부산·경남권의 경기가 다른 지역보다 더 둔화하면서 기업 경영환경이 어려워지자 저축은행들의 대출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역 경기 악화로 4%대까지 치솟은 기업대출 연체율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다 지방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한동안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방 저축은행들의 하반기 기업대출이 줄줄이 역신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지방 저축은행들이 가계대출을 더 이상 늘릴 수 없는 상황인데다 이들 저축은행이 유일하게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인 기업대출마저 위축되면서 은행들이 속속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이미 대출받은 돈도 갚기 힘든 상황에 직면한 지역 기업들이 신사업을 위해 신규 대출을 일으키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소매금융이 활기를 띠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 저축은행은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곳이 대다수라 올 하반기 기업환경이 더욱 안 좋아지면 이들 저축은행의 대출 영업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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