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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발표 앞두고 '여성작가'에 쏠리는 눈

오늘 스웨덴 한림원 수상자 2명 발표

지난해 미투 파문으로 발표 연기해

카슨·애트우드 등 여성 작가에 주목

도박사이트 배당률 1~5위 모두 여성

나머지 한 자리 놓고 단골후보 경쟁

하루키·시옹오 외에 제3국 작가도

왼쪽부터 앤 카슨, 마가렛 애트우드, 무라카미 하루키, 응구기 와 시옹오, 이스마일 카다레 순./사진=연합뉴스·각 공식 홈페이지




노벨문학상은 총 8개 부문으로 구성된 노벨상 가운데서도 가장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분야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스웨덴 한림원이 ‘미투’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상자를 발표하지 않아 더욱 관심이 고조됐다. 10일 오후 8시(한국시간)에 노벨문학상을 발표하기로 한 한림원은 일찌감치 수상자가 두 명일 것임을 밝혔다. 노벨문학상의 수상자가 한꺼번에 발표되기는 지난 1974년 이후 45년 만이다.

그동안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발표 직전까지 선정과정을 철저히 비밀에 부쳐왔다. 따라서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는 외부 도박사이트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가늠해볼 수 밖에 없다. 10일 현재 영국의 베팅업체 ‘나이서오즈(Nicer Odds)’에 따르면 1~5위에 올라 있는 후보는 모두 여성작가다. 이런 점에서 여성 작가들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유력 후보 1~5위 모두 여성작가 차지=올해 단연 최대 관심사는 여성작가의 수상 여부다. 지난해 미투 파문을 겪은 한림원이 전 세계적인 페미니즘 물결에 부응해 여성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마지막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여성작가는 2015년 수상자인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인 벨라루스의 스베트라나 알렉시예비치로 4년 만이다. 도박사이트가 예측한 1위 후보는 캐나다 시인 앤 카슨이다. 그는 신화 속 등장인물을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한 작품들로 맥아더 펠로우십과 구겐하임 펠로우십 등을 받았고, 2001년에는 여성 최초로 T. S. 엘리엇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에는 ‘빨강의 자서전’ ‘남편의 아름다움’ 두 권이 소개됐다.

앤 카슨 ‘빨강의 자서전’


캐나다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도 강력한 수상 후보로 꼽힌다. 애트우드는 남성 중심 사회를 다룬 작품을 통해 캐나다 최초의 페미니즘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순수 문학뿐만 아니라 평론, 드라마 극본, 동화 등 다방면에 걸쳐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0년 맨부커상 수상 등 각종 국제수상이력도 갖추고 있다. 카슨과 애트우드 둘 다 캐나다 국적이라는 점에서 둘 중 한 명은 수상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캐나다는 2013년에도 소설가인 앨리스 먼로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마거릿 애트우드 ‘시녀이야기’


마리즈 콩데 ‘누가 셀레니어의 목을 쳤는가?’


올가 토카르추브 ‘잃어버린 영혼’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쿠코츠키의 경우’


조이스 캐럴 오츠 ‘그림자 없는 남자’


이들 외에도 여성작가로 프랑스령 과들루프 출신 작가 마리즈 콩데, 지난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자인 폴란드 여류작가 올가 토카르추크, 러시아 소설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가 배팅업체 1~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도박사이트 후보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전통적인 수상 후보인 미국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도 유력후보다. 오츠는 현대 미국 문학을 이끄는 대표적인 여성 작가이다. 성별을 떠나 노벨문학상 만년 유력후보이기도 하다. 다만 2016년 수상자가 미국 가수 밥 딜런이라는 점에서 또 다시 미국 작가가 선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응구기 와 티옹오 ‘십자가 위의 악마’


◇성별 떠나 단골 후보에게 한 자리?=두 명의 수상자가 발표되는 만큼 한 명은 단골 후보에게 돌아갈 가능성도 높다. 매년 이름이 오르는 단골 후보로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케냐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 정도가 손꼽힌다. 먼저 하루키는 누가 뭐래도 가장 강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다. 마지막 수상인 2017년에도 하루키는 도박사이트 내에서 배당률이 가장 높은 후보 중 하나였다. ‘노르웨이의 숲’ 등 다수의 작품이 전 세계에서 흥행하면서 대중성을 지니고 있고, 프란츠 카프카 문학상 등 여러 세계적인 권위의 국제문학상을 수상했다. 다만 직전 수상자인 이시구로가 일본계 영국인이라는 점에서 ‘올해도 하루키는 어렵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중 동일 국가 출신이 연속으로 수상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최근 몇 년째 하루키와 유력후보 1·2위를 다퉈온 시옹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프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응구기는 1977년 신식민주의자 문제를 파헤친 역작 ‘피의 꽃잎들’을 발표한 뒤 독재 정권에 의해 투옥됐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에 머물며 ‘까마귀의 마법사’ 등을 펴내 로터스 문학상, 노니노 국제문학상, 미국 비평가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과는 2016년 박경리 문학상을 수상하며 인연을 맺었다. 아프리카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는 200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작가 존 맥스웰 쿠치가 마지막이다. 그런 점에서 시옹오의 수상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비주류 언어권 출신 작가들에 대한 기대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영미권 및 유럽에서 시야를 조금 넓혀보면 알바니아 ‘문학대사’로 평가받는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와 1988년 이래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 시리아 출신 작가 아도니스, 2015년 맨부커상 수상자인 헝가리 현대문학의 거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등도 있다. 지난해 미투 논란에 휩싸인 시인 고은도 도박사이트 배당률 2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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