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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에 따라 명품 가치 올라가죠."

민혜련 데이앤데이 커뮤니케이션 국제담당이사

"르네상스 시대, 장인의 손길 느껴졌던 명품

이젠 대기업의 자본으로 만든 이미지만 남아"

퇴근길인문학수업-연결(백상경제연구원엮음, 한빛비즈 펴냄)





“21세기 명품의 조건은 문화적 스토리텔링에 있습니다. 한 나라의 문화적·역사적 소재를 얼마나 독특하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명품의 가치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죠.”

최근 출간된 《퇴근길인문학수업-연결》(백상경제연구원 엮음, 한빛비즈 펴냄)의 필자로 참가한 민혜련 데이앤데이 커뮤니케이션 국제담당 이사는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현대 사회에서 명품이 갖춰야 할 요건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라면 그 나라의 색깔이 담겨있어야 한다”면서 “색깔이란 문화적인 그리고 전통적인 그러면서도 세계무대에서도 통하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가 녹아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 이사는 책에서 ‘시간이 만든 명품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왜 사람들은 명품에 열광하는지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미국 그리고 북유럽 등 국가와 지역별 주요 브랜드의 탄생과 특징을 소개했다. 명품 브랜드의 욕망에 대해 그는 동화 백설공주를 비유해 설명했다. “백설공주의 계모가 거울에게 자신의 미모를 확인하는 과정을 보면 거울은 자신을 보는 불특정 다수의 욕망을 부추기며 돈이 권력의 기반이라고 속삭이죠. 이때 자신의 가치관이 명확하게 서 있지 않다면 남들과 달라 보이고 싶은 욕망은 꿈틀거릴 수 밖에 없어요. 게다가 자존감이 낮은 상태인데,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상품을 소유한다고 해서 그것이 명품이 될 수 있을까요? 소비의 주기가 빨라지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이버 세상에서 어디서든 명품을 찾아내는 소비자들이 있는가 하면, 짝퉁이 즐비한 오늘날 명품 특유의 신비주의는 사라지고 이제 ‘자본’만 남아있을 뿐이죠.”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는 이제 장인의 손길에 의해 탄생된 귀한 상품이라는 가치보다 거대 자본을 소유한 기업의 마케팅에 의해 포장된 이미지를 소비하는 욕망 대체제의 성격이 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민 이사는 들뢰즈의 ‘리좀’이론을 근거로 명품을 둘러싼 인간의 욕망을 풀어나갔다. 리좀이란 감자처럼 줄기인 채로 땅속에 숨어있으며 다른 것들과 끊임없이 연관된 실체를 의미한다. 그는 “자본이 권력과 종교의 힘을 넘어서는 오늘날 명품이란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리좀”이라며 “에르메스 가방은 가방 자체가 아니라 브랜드가 상징하는 사회적 가치 즉 타인이 욕망하는 가치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다. 이것은 다른 소비를 줄여서라도 갖고 싶은 명품의 본질”이라고 소개했다.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나라별 대표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텔링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한다. 르네상스가 태동한 이탈리아의 감각, 르네상스의 과실을 따낸 프랑스의 브랜드, 왕실이 인증하는 영국의 명품, 검소하면서도 간결한 북유럽 명품 등의 특징을 소개해 나간다.

프랑스 캉 대학에서 불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서경대에서 와인발효 공정을 주제로 공학박사 학위를 마친 민 이사는 ‘르네상스적 인간’을 모토로 문학, 와인, 음식, 과학 등 다양한 방면에 호기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또 대기업은 물론 시민대상 인문학 강의로 감각적인 유럽 문화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전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타로의 인문학을 소재로 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서양의 타로는 점(占)보는 책이 아니라 천문학과 인문학이 깊이 관련된 주제”라면서 “고대 인간의 통치와 인문학적인 역사의 맥을 짚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퇴근길인문학수업》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지난 7년간 운영해 온 인문학 강연 사업을 바탕으로 지난해 시즌1 멈춤·전환·전진 등 총 3권이 출간되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올해 시즌2 관계·연결 등 2권이 추가로 출간됐다. /글·사진=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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