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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클래식' 입은 빈폴, 이젠 세계로 달린다

서른살 빈폴, 정구호 손잡고 변신

스트리트패션 접목 밀레니얼 공략

브랜드 탄생일 '890311' 라인 론칭

60~70년대 레트로 감성 현대적 해석

빈폴서체 개발해 한글로고 만들고

자전거 로고도 캡모자 쓴 청년으로

"韓정체성 담긴 국민브랜드 만들 것"

박남영(왼쪽) 삼성물산 빈폴사업부장(상무)과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15일 인천 일진전기 공장에서 빈폴 리뉴얼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물산




정구호 삼성물산 고문이 15일 인천 일진전기 공장에서 빈폴 리뉴얼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물산






‘와이프가 사준 옷을 입는 아저씨’가 찾는 브랜드로 고착화되던 삼성물산의 빈폴이 론칭 30주년을 맞아 리뉴얼을 단행하고 밀레니얼 세대 공략에 나선다. 스트리트 패션을 접목해 젊은 세대와 해외 진출 공략을 위한 ‘890311’이라는 라인을 개설했고 국산 캐쥬얼브랜드 1위라는 자부심을 담아 한글 로고도 도입했다. 삼성물산의 전신인 제일모직 출신으로 휠라와 제이에스티나 리뉴얼을 맡았던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친정에서 빈폴의 리뉴얼을 맡아 성공신화를 이어나갈지도 관심사다.

정 디렉터는 15일 인천 일진전기 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빈폴, 다시쓰다’라는 주제로 브랜드 리뉴얼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정 디렉터는 “빈폴은 30년이 된 국민 브랜드이지만 영국이나 미국의 아이비리그 스타일을 참고해왔다”며 “지금부터라도 국민 브랜드로서 우리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리뉴얼 슬로건을 ‘다시쓰다’로 잡았다”고 밝혔다. 빈폴의 리뉴얼 제품은 2020년 S/S(봄/여름)부터 선보인다.



리뉴얼 중 가장 큰 변화는 영문로고만 있었던 빈폴 로고에 한글 로고를 더한 것이다. 정 디렉터는 “중국 백화점에 가면 한문으로 된 중국 브랜드가 있다”며 “왜 국내 브랜드에는 한글 로고가 없을까라는 고민을 담아 ‘빈폴서체’를 개발해 로고화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화가 세계화라는 정 고문의 해법에 기인한다. ㅂ, ㅍ 등 빈폴의 자음은 빈폴만의 새로운 체크 패턴으로 활용된다.

빈폴의 상징인 자전거 로고도 변화됐다. 영국 신사가 톱해트(top hat·높고 상부가 평평하며 테두리 넓은 챙이 달린 서양모자)를 쓰고 자전거를 타던 과거의 로고에서 이제는 캡모자를 쓴 젊은이가 부채살이 없는 자전거를 타는 모양으로 바뀌었다. 정 디렉터는 “요즘 젊은 사람들 답게 신사의 다리 길이도 늘렸고 몸도 홀쭉하게 했다”며 “모자도 캡으로 바꿔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자 하는 느낌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매장도 달라진다. 빈폴은 1960~1970년대 한국 건축물의 특징을 살린 신개념 매장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빈폴이 이 시대에 주목한 것은 전쟁 이후 밀려 들어오던 서양 문화가 점차 한국화 되며 우리만의 스타일로 자리 잡아가는 시기라고 판단해서다. 빈폴은 최규하 전 대통령 자택 등에서 모티브를 얻어 마루·나무·천장·유리·조명 등 근·현대 한국 가정집·아파트 건축 양식을 현대적으로 바꿔서 빈폴 의류의 디자인과 접목했다.

‘890311’은 빈폴의 론칭 기념일을 딴 새로운 라인이다. 젊은 고객을 공략하기 스트리트 패션과 레트로 감성이 담겼다. 정 디렉터는 “요즘 홍대를 가보면 20대들이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만들어진 옷을 사는 게 유행”이라며 “빈폴 론칭 이후 태어난 20대들에게도 빈폴의 인지도를 높이고자 890311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박스핏이 특징으로 한국의 대표 꽃인 오얏꽃을 상징화한 디자인을 적용했고 레트로 감성을 토대로 1960~70년대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컬러를 활용했다. 젊은 고객층을 잡기 위해 890311은 기존 빈폴 가격보다 10~20% 저렴하게 내놓기로 했다. 박남영 삼성물산 상무는 “이번 주 서울패션위크가 시작돼 많은 바이어들이 한국을 찾았다”며 “890311은 해외 진출을 염두하고 있는 만큼 이번 주 많은 바이어들을 초청해 프레젠테이션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방 등 빈폴 액세서리 역시 가성비 공략에 나선다. 빈폴 관계자는 “기존 60% 이상 적용됐던 가죽 비중을 줄여 가격 인하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빈폴 리뉴얼이 주목되는 이유는 정 디렉터 때문이다. 그는 제일모직 퇴사 후 휠라와 제이에스티나 리뉴얼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서울패션위크 총감독과 전통무용 공연 ‘향연’ 등 연출까지 하는 등 무대 연출가로도 인정받고 있다. 이날 허름한 공장을 빌려 진행된 감성적인 기자간담회 형식 역시 2015년 가양동 물류센터에서 열렸던 휠라의 리뉴얼 발표와도 닮았다. 정 디렉터는 “이번 리뉴얼은 브랜드의 노화와 세대간 격차를 줄이고 브랜드 인지도를 핫하게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2년 정도 되는 계약기간 동안 리뉴얼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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