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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無’로 끝난 29년만의 평양 원정

남북 월드컵 예선

중계·취재·관중 없이 킥오프

손흥민·황의조 투톱세웠지만

골도 없이 0대0 무승부 마무리

초반 충돌에 안전요원까지배치

양팀 2명씩 옐로카드 받기도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북한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 손흥민(왼쪽 첫번째)이 슛을 하고 있다./사진제공=AFC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월드컵 2차 예선 경기에서 북한의 리영철(오른쪽)이 한국 대표팀 손흥민(오른쪽 두 번째)에 앞서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고 있다. /사진제공=AFC


TV나 인터넷 중계가 없고 취재진은 물론 관중마저 없는 ‘3무(無)’ 경기가 골도 없는 ‘4무’ 경기로 마무리됐다.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3차전이 득점 없이 끝났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손흥민(토트넘)-황의조(보르도) 투톱으로 이탈리아 유벤투스 소속 한광성과 오스트리아 장크트푈텐 박광룡이 투톱을 이룬 북한에 맞섰으나 ‘원정팀 무덤’이라는 김일성경기장에서 끝내 골망을 가르지 못했다.

남자축구의 평양 원정은 29년 만이었다. 1990년 10월11일에는 북한전 사상 첫 패배를 맛봤는데 29년 만의 만남에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북한과 역대 전적은 7승9무1패가 됐다. 2승1무(승점 7·골득실 +10)의 한국은 북한(골득실 +3)과 승점이 같았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는 지켰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37위, 북한은 113위다.



영국 BBC는 이날 경기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축구 더비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결과는 이런 예측을 뛰어넘은 이상한 경기 그 이상이었다. 애초 4만명의 북한 관중이 입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북한축구협회는 무관중 경기 개최를 사전에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경기 승패에 따른 부담을 의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경기 시작에 앞서 양 팀 국가 연주는 관례대로 진행됐다. 다만 애국가를 들을 수 있는 관중은 없었다.

경기 날짜가 임박할 때까지 방북 일정과 방법을 논의하기 위한 대한축구협회 협조 요청에 묵묵부답이던 북한은 뒤늦게 25명의 대표팀 선수와 축구협회 직원 30명에게만 입국 비자를 내줬다. 이날 경기 상황은 현장의 AFC 경기감독관을 통해 국내에 전달됐다. 이 감독관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AFC 본부에 상황을 알리면 AFC 본부에서 축구협회에 전달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깜깜이·무관중’이라는 특이한 상황 속에 경기는 치열하게 전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 팀이 2명씩 옐로카드를 받았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경기 초반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여 한 차례 감정싸움도 일어났다. AFC 감독관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안전요원 배치를 결정할 정도였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황희찬(잘츠부르크)을 투입해 전술 변화를 꾀했고 막판에는 김신욱(베이징 궈안)까지 투입했지만 지지 않은 데 만족해야 했다. 16일 평양을 떠나는 대표팀은 중국 베이징을 거쳐 17일 새벽 인천공항으로 입국한다. 다음 경기는 오는 11월14일 레바논 원정으로 치러지는 월드컵 예선 4차전이다. 이날 경기 영상은 사후 녹화 중계될 예정이다. 통일부는 “경기 영상 DVD를 우리 측 대표단 출발 전에 주겠다는 약속을 (북한으로부터) 확보받았다”고 발표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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