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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축구 향한 분노는 잘못된 對北인식 탓"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北에 대한 환상 심어주는것 경계를

남북관계 급속히 악화된 원인은

北에 지나친 기대감 줬기 때문

통일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해야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 /연합뉴스




태영호(사진)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17일 “우리 국민들이 남북 축구경기와 관련해 들끓는 것은 북한에 대한 잘못된 인식, 그릇된 선전에서 비롯됐다”며 “국민들에게 북한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심어주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윤보선 대통령 고택에서 열린 ‘제7회 윤보선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제자로 나서 남북 관계 개선방안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태 전 공사는 ‘북한에 대한 영국의 관점’을 주제로 발언에 나섰지만 최근 경색된 남북 관계에 대한 참석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축구경기를 언급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생중계와 응원단 파견을 거부한 것을 두고 야권과 국민들은 분노했다. 이것은 북한이 어떤 나라라는 것을 그동안 국민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고 지적하고 “북한을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응원단 파견과 생중계는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에 대한 잘못된 인식, 그릇된 선전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무승부로 끝난 경기 결과는 바람직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태 전 공사는 “13일이 북한의 체육절이었다”고 언급하며 “북한의 모든 매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 아래 체육 강국을 찬양하는 기사를 쏟아낸 상황이었는데 이틀 뒤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면 수령의 얼굴에 똥칠한 결과가 됐을 것이다. 무승부로 끝난 것은 남북통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통일 문제도 축구에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축구가 골을 넣기 위해 수십만 개의 다양한 전술을 짜듯이 통일도 다양한 방법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다양성으로 접근하는 것만이 획일적인 전체주의 국가를 이기는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 관계가 급속히 악화한 것은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정부가 북한에 지나친 기대감을 심어줬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한 후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도 우리가 아닌 북한의 관점에서 냉철해야 한다. 상대방을 정확히 알고 가는 것이 통일의 첫발”이라고 조언했다.

태 전 공사는 국내 정치권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북한이 최근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한국은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있어 통일된 대북 정책이나 인권 정책을 만드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정권마다 뒤바뀌는 대북 정책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야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진영 논리를 떠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보편화된 인식이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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