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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뒷담화]시즌제 드라마가 활발하게 제작된 배경은

시즌제 드라마, 기획사 시스템 정착되면서 제작 잇따라

특히 장르극 이야기 틀 정해져 있어 멜로보다 극 풀어내기 쉬워

‘검법남녀’ ‘동네변호사 조들호’ ‘보이스’ 등 제작 활발

시즌제 드라마, 초반 화제몰이 유리…인기 검증돼

출연·제작진 통일성 깨지면 흥행 참패하기도

JTBC ‘보좌관2’에 출연하는 이정재. /사진제공=JTBC




JTBC 드라마 ‘보좌관’은 오는 11월 시즌2로 찾아온다. 지난 7월 막을 내린 시즌1에서 보좌관이었던 장태준(이정재 분)은 시즌2에서 국회의원으로 돌아온다. SBS도 내년 1월부터 ‘낭만닥터 김사부’의 새 시즌을 내보낸다.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방영된 ‘낭만닥터 김사부’는 탄탄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최고 시청률 27.6%(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던 작품이다. 시즌1의 제작진과 주역인 한석규가 출연하고, 안효섭과 이성경이 합류한다. 이 밖에 tvN의 ‘시그널’과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다음 시즌도 내년 중 방영될 예정이다.

시트콤이나 일부 케이블 채널에서만 볼 수 있었던 시즌제 드라마가 이제는 종합편성채널과 지상파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과거 시즌제 드라마는 성공한 드라마의 속편 개념이 컸다. 하지만 최근에는 처음부터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제작되는 경우가 늘었고, 이 때문에 시즌 내내 같은 출연진과 제작진이 함께하며 이야기의 연속성을 높이고 있다. 시즌제 드라마는 검증된 콘텐츠라는 점에서 안정적이고, 시즌을 거듭하면서 세계관이 확장되는 등 장점이 많다. 다만 같은 제작진과 출연진이 시즌을 끌고 가지 않으면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하는데다, 자칫 식상한 ‘자기 복제’에 빠져 전편의 인기를 이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큰 만큼 시즌제 드라마에 무조건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tvN ‘시그널’ 포스터. /사진제공=tvN


◇시즌제 드라마 전성시대 도래한 배경은=미국에서 시즌제 드라마가 발달하게 된 데는 광고주의 영향이 컸다. 광고주의 신상품 출시에 맞춰 시즌이 새롭게 시작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미국과 방송환경이 다른 한국에서는 드라마가 시즌을 거듭해 이어가는 방식보다 크게 성공한 드라마의 속편이 가끔 제작되는 수준에 그쳤다. 이후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부터 기획사 시스템이 자리 잡고 발전하면서 시즌제 드라마가 태동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 여부는 결국 같은 제작진과 배우 캐스팅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시즌제 드라마는 배우·작가·감독이라는 세 개의 큰 축이 동일한 틀에서 반복되면서 확장돼야 하는데 기획사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이것이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즌제 드라마의 시초로 꼽히는 것은 1999년 방영된 KBS ‘학교’다. 동일한 출연진이 등장하는 시즌제는 아니지만, 2017년 7번째 시즌까지 이어지며 현재 톱스타로 군림하는 배우들의 등용문이 됐다. 케이블 방송은 지상파와의 차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시즌제 드라마를 제작했다. 2007년부터 올해 시즌 17까지 방영된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즌제 드라마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주요 배우들이 함께해왔으며 주인공 영애는 노처녀에서 엄마이자 아내, 워킹맘으로 변신하며 시청자들에게 함께 성장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7 포스터. /사진제공=tvN




2010년대 들어서는 케이블 채널 OCN에서 ‘신의 퀴즈’ ‘나쁜 녀석들’ 등 시즌제 드라마를 대거 방영하면서 작품뿐 아니라 채널 자체의 팬층을 만들어냈다. 이어 2015년 지상파 최초의 시즌제 드라마였던 SBS ‘미세스 캅’, 올해 MBC 최초의 시즌제 드라마인 ‘검법남녀 시즌2’로 이어졌다. ‘검법남녀’의 경우 지난해 시즌1이 호평받아 시즌2가 제작됐으며, 시즌3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의 시즌제 드라마는 대부분 장르극이라는 특징이 있다. ‘검법남녀’ ‘추리의 여왕’ ‘동네변호사 조들호’‘보이스’ ‘구해줘’ 등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가는 장르극·수사극이 많았다. 이는 멜로보다 장르극이 문법과 캐릭터가 확실한 만큼 시즌을 이어가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의 틀이 정해져 있어도 매번 사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즌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 쉬운 것이다.

MBC ‘검법남녀’의 정재영. /사진제공=MBC


◇안정적인 콘텐츠지만 흥행보증수표 아냐=시즌제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이미 작품 인지도를 확보한 만큼 안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큰 사랑을 받았던 2016년 김원석 PD·김은희 작가 콤비의 tvN ‘시그널’과 2017년 교도소 내 인간 군상을 매력적으로 그려낸 신원호 PD의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다음 시즌 역시 시청자들의 뜨거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그널’의 경우 이제훈·김혜수·조진웅 주연 3인방이 그대로 출연하고 내년 방영을 목표로 김은희 작가가 대본을 집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vN은 아직 편성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늦어도 내년 중에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드라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검증된 콘텐츠를 한다는 것, 팬덤이 있는 안정적인 상황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시즌제 드라마의 장점”이라고 꼽았다. 이미 만들어진 세계관을 바탕으로 시즌을 거듭할수록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면이다.

이러한 강점 덕분에 처음부터 다음 시즌을 염두에 두고 제작하는 작품도 많아졌다. JTBC ‘보좌관’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에도 방영되며 시즌1부터 이미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도 시즌1 공개와 함께 시즌2 제작이 확정됐으며, tvN ‘아스달 연대기’ 역시 처음부터 시즌2를 생각하고 제작된 작품이었다. 공 평론가는 “넷플릭스 등을 통해 시청자들이 시즌제 드라마에 익숙해졌고, 제작진 입장에서도 하나의 타이틀로 장수 프로그램을 이어가기보다는 이야기의 빠른 변화를 주기 위해 시즌으로 끊어 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스크는 줄이면서 시청자들을 계속 잡아둘 수 있는 만큼 방송가에서는 앞으로 시즌제 드라마 제작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즌제 드라마가 흥행 보증수표가 될 수는 없다. 무엇보다 같은 배우와 제작진이 이어가지 않으면 가장 중요한 이야기의 통일성이 깨지면서 시청자들이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SBS ‘미세스 캅’의 경우 시즌1의 주인공인 김희애가 출연하지 않으면서 시즌2는 전편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했다. 올 초 방영된 KBS2 ‘동네 변호사 조들호2’의 경우 시즌1에서 활약했던 박신양이 출연했지만 제작진이 바뀌었다. 담당 PD와 출연배우와의 불화설에 이은 하차설, 작가교체설로 이 작품 역시 시즌1의 인기를 뛰어넘지 못했다. 방송가 관계자는 “드라마의 정체성과 시즌1에서 시청자들을 끌어들인 포인트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워야 하는 것이 쉽지 않고, 쉽사리 전편의 파급을 깨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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