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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車반도체 글로벌 톱3 도전...100년 가는 기업 만들겠다"

■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

R&D인력 600명으로 두 배 늘려

3년내 퀄컴 버금가는 신형칩 개발

전세계 점유율 20~30% 확보 목표

삼성전자서 나와 두차례 창업 성공

세계시장 휩쓸던 매출효자 MP3칩

아이폰에 밀려 퇴조하자 과감히 정리

3년간 적자 감내하며 AVN칩 개발

후임 대표도 직원중에서 나오도록

인재 순환되는 시스템 정착에 심혈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가 4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자사가 개발한 차량용 반도체 칩셋 및 관련 솔루션들을 소개하고 있다. /권욱기자




엔진이 사라지는 전기차·수소차 시대가 도래한 데 이어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가 가시화하면서 기존 자동차 부품생태계의 몰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오히려 전장부품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생태계의 급성장이 예고되기도 한다. 전기·수소를 동력으로 하는 자율차 시대에는 차량 부품의 최소 80~90%가 전자장치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부품이 바로 차량용 비메모리반도체다. 고도의 기술과 자본·인재가 집약된 반도체의 특성에 미뤄볼 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극소수의 선도업체 2~3곳이 전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과점하는 구조를 장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국산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견인하고 있는 강소기술기업이 주목 받고 있다. 바로 텔레칩스다. 제조공장 없이 반도체를 설계·개발하는 팹리스 기업인데 현대모비스·LG전자 등의 주요 협력사다.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는 4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저희 분야에서 글로벌 톱3(세계 3위권)까지 회사를 키우는 게 현재의 경영 목표”라며 “시장점유율로 보면 25~30%는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의 영업이익 중 상당 부분을 재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가 4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자사가 개발한 차량용 반도체 칩셋 및 관련 솔루션들을 소개하고 있다. /권욱기자


구체적인 투자계획에 대해 그는 현재 300여명 수준인 연구개발(R&D) 인력을 3~4년 내 약 200~300명가량 더 뽑아 500~600명 수준까지 확충하겠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선진국의 선발업체 기술을 바짝 추격할 수 있도록 고성능의 신제품 2~3종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텔레칩스가 상용화한 차량용 반도체칩은 최대 연산속도 15kdmips급인데 오는 2020년까지는 45kdmips, 2022년까지는 110kdmips 수준의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이 정도 성능이면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미국 퀄컴 제품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반도체칩 시제품 하나를 개발하는 데 수백억원이 들어간다. 해당 분야의 R&D인력도 타 분야에 비해 고임금자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61억원, 816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단기간에 이 같은 인건비 및 제품개발비를 쏟아넣는다는 것은 상당한 도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과감히 투자를 단행한 배경에는 전장 시장의 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반도체기업들 간의 무한경쟁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퀄컴의 제품의 최대 연산속도는 현재 120kdmips이고 삼성전자 제품의 경우 110kdmips, 미국 NXP세미컨덕터의 경우 90kdmips인데 서로 더 고성능 칩을 내놓기 위해 자본과 인력을 집중투자 중이다.

[CEO&스토리]텔레칩스 이장규 대표 인터뷰./권욱기자


텔레칩스가 이 같은 강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성장하려면 다른 부수적인 분야는 과감히 차치하고 오로지 차량용 반도체 기술에 모든 재원과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전략이 성공한다면 단·중기적으로는 매출 5,000억원 이상, 중·장기적으로는 매출 1조원 이상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어 이익의 대부분을 재투자로 환류하려는 것이다.

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결단의 배경에는 그의 창업 성공 경험이 깔려 있다. 지난 1988년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입사했던 그는 회사 동료 4명과 회사를 나와 1993년 비메모리 분야 팹리스인 씨앤에스테크놀로지(현재 ‘㈜아이에이’)를 창업했다. 창업한 회사는 비교적 초기에 안착해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었지만 그는 독립해 1999년 텔레칩스로 제2 창업을 했다. 이 대표는 “씨앤에스테크놀로지에선 뭔가 철학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더 재직했다면 상장으로 돈을 많이 벌 수 있었지만 (돈을 가지고 동료들과) 다투는 게 싫어서 프리미엄을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동료 1명과 퇴사해 지금의 회사를 공동창업했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나 당시 상장을 앞뒀던 씨앤에스테크놀로지와 같은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올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느냐고 기자가 묻자 그는 “저는 애초에 ‘일이 잘 안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어떠한 난제라도 사람이



[CEO&스토리]텔레칩스 이장규 대표 인터뷰./권욱기자


하는 일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해결하고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2 창업에 대해) 장시간 고민을 하기는 했지만 (일단 방향이 정해지고 나니) 회사를 나오겠다고 결정한 데는 1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텔레칩스는 초반부터 순항했다. 창업 이듬해인 2000년 세계 최초로 정보통신기기용 ‘디지털 컬러 아이디칩셋(발신자 식별칩·caller ID chip)’을 개발했는데 국내에서뿐 아니라 북미·중국 업체 등에서 해당 제품이 부품으로 채택됐다. 특히 북미 시장에선 유무선 전화기용 컬러 아이디칩셋 시장의 약 30%를 점유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어서 내놓은 MP3용 고음질 칩이 전 세계적인 MP3붐과 맞물려 히트를 치면서 한층 더 매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CEO&스토리]텔레칩스 이장규 대표 인터뷰./권욱기자


그러다 시련이 찾아왔다. 미국 애플사가 아이폰을 개발해 출시하면서 MP3플레이어제품 시장이 사양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당시 국내 MP3용 칩셋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했던 텔레칩스로선 쉽게 매출기반이 되는 해당 시장을 접기 힘들었다. 이때 텔레칩스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차량용 오디오용 칩셋부터 개발했다. 초반엔 영업실적이 신통치 않았다가 현대차용 모델로 채택되면서 조금씩 매출로 이어졌지만 2013년까지 3년간 적자가 이어지면서 벌어 놓은 현금을 거의 다 소진하기에 이르렀다. 공동창업자가 퇴임하고 이 사장이 회사의 단독대표직을 맡기 시작한 2014년부터는 아예 자동차 관련 칩셋 이외의 사업은 다 접기로 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사업 분야를 자동차칩셋에 집중한 결과 2014년부터 조금씩 이익이 나기 시작했다. 이어서 차량용 모바일 안드로이드 솔루션을 개발했는데 이것이 현대차에 채택돼 매출이 껑충 뛰기 시작했다. 2015년 약 821억원이던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약 1,261억원에 달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거의 두 배 가까운 규모로 커졌다. 텔레칩스는 현재 차량용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프로세서칩 기술투자에 올인하며 국제적 경쟁력을 다져가고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100년 가는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100년간 지속성장하는 회사로 가기 위해 무엇보다 직원들이 다니고 싶은 회사로 만들겠다”며 “(장래에) 제 뒤를 이을 새 대표도 직원 중에서 나올 수 있도록 인재가 순환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민병권·임진혁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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