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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다재다능한 인재가 최고, 리더십 중요해...이거 다 거짓말이예요

■마커스 버킹엄·애슐리 구달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인사평가·신년계획·업무목표 등

'당연한 기업관행' 조목조목 반박

조직의 내부통제용 수단 비판도

'기업문화 = 대외적 이미지'일뿐

팀의 업무방식이 퇴사여부 좌우

좋은 팀 만드는 리더의 역할 강조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1월호가 가장 많이 판매된다. 일 년에 한번 발표하는 ‘100대 기업순위’가 1월호에 실리기 때문이다. 각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직원들에 대한 회사의 투자 등을 토대로 선정하는 이 순위는 ‘일하기 좋은 직장’ 리스트로도 읽힌다.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클라우드 컴퓨터 솔루션 제공업체 세일스포스는 ‘가족 같은 문화’를 자랑한다. 식료품 체인점 웨그먼스는 ‘음식으로 더 건강하고 나은 삶을 누리도록 한다’는 기업 문화가 있으며, 킴튼 호텔은 ‘차별 없이 포용하는 문화’가 돋보인다.

인재와 실적 연구에 주력해온 마커스 버킹엄과 리더십 개발과 성과관리 전문가인 애슐리 구달은 이 ‘직장 문화’라는 것에 주목해 “애플의 이미지와 애플에서 일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선언한다. 실제 현실의 회사가 몸통이라면 회사 문화라는 것은 ‘깃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깃털은 본래 공유하는 허구로, 그 목적은 특정한 사람들을 회사에 끌어들이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찬물이라도 끼얹으면 착 달라붙고 마는 게 깃털이다. 문화라 불리는 회사의 전체 이미지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팀의 일상 업무방식이다. ‘사람들은 어떤 회사에서 일하는지에 신경 쓴다’는 선입견이 깨지는 순간이다.

신간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은 저자들이 몇 년 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로부터 의뢰받은 효과적인 업무평가 방식에 관한 논문에 기반해 내놓은 책이다. 책은 아이디어에 관한 관행, 목표 설정,피드 백,리더십 등에 대한 기존의 믿음을 모조리 뒤엎는다. 노동자의 업무 몰입도가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과거 방식의 기술발전과 관리 전략은 더 이상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수치로 파악한 저자들은 “현재의 관행이 무엇이든 그것은 더 이상 도움을 주지도, 사기를 북돋우지도 못한다”고 쐐기를 박는다.

“사람들은 회사가 아니라 팀을 떠난다. 나쁜 회사의 좋은 팀에 있는 사람은 회사에서 버티지만 좋은 회사의 나쁜 팀에 있으면 오래 머물지 않는다”는 문장은 수긍 가는 대목이다. 책은 ‘팀’을 강조해 팀 리더의 역할과 훌륭한 팀을 구축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파고든다.



‘최고의 계획은 곧 성공이다’라는 거짓말에 대해서는 9월부터 세우기 시작하는 이듬해의 사업계획이 해를 넘기기도 전인 11월부터 뒤처지기 시작한다며 정곡을 찌른다. 계획수립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정보는 쉽게 시대에 뒤떨어지므로 빠르게 공유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조언한다.

‘최고의 인재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라는 거짓말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의 예를 들었다. 극도로 비정상적인 메시의 왼발 재능을 사례로 저자들은 잘할 수 있는 일보다 ‘언제나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게다가 다재다능한 고성과자는 이론 세계에만 존재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이 외에도 책은 ‘최고의 기업은 위에서 아래로 목표를 전달한다’ ‘사람들은 피드백을 필요로 한다’는 등의 비즈니스계의 고정관념을 거짓말로 지목하고, 잠재력·리더십·인재 평가·일과 생활의 균형 등에 대한 기존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짚는다. 이 같은 내용들이 허상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견고하게 자리 잡았던 까닭은 그것이 통제를 원하는 조직 운용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대규모 조직은 매우 복잡한 곳으로 리더는 본능적으로 단순함과 질서를 추구한다”면서 “단순함을 향한 욕구는 순응 욕구로, 이어 개성말살로 이어져 어느새 조직은 구성원을 본질적으로 ‘대체 가능한 자원’으로 취급한다”고 꼬집는다. 결국 책이 강조하는 것은 개개인의 개성에 담긴 힘이다. 책을 읽어 가다보면 개성파 조직원으로 이뤄진 팀플레이가 일의 장기적 비전과 정체성, 효율성 측면을 어떻게 채워갈지 의문도 들지만, 산업구조가 확연히 달라진 오늘날에 참신한 시사점을 준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1만6,8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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