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문화 · 스포츠  >  문화

[책꽂이-천하무적 세계사] '천년제국 로마'는 관용과 개방의 산물

■모토무라 료지 지음, 사람과나무사이 펴냄
패전 장수에 만회 기회 주고
속국 인재 황제로 발탁하는 등
관용·개방 앞세워 강대국 성장
로마 제국 성공 신화 중심으로
5,000년 걸친 인류 문명사 분석
"지식마차의 중심축인 역사 배워야"

  • 최성욱 기자
  • 2019-11-08 16:26:51
  • 문화
[책꽂이-천하무적 세계사] '천년제국 로마'는 관용과 개방의 산물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제국 아시리아는 기원전 7세기에 오리엔트를 통일하며 주변국들을 벌벌 떨게 만드는 절대 강자의 지위를 누렸지만 불과 120년 만에 멸망했다. 반면 테베레강 유역에서 작은 도시국가로 출발한 로마는 당대 유일의 패권국으로 성장하며 1,000년 넘게 초강대국의 지위를 누렸다. 두 제국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 차이는 무엇일까?

아시리아는 속주민에 대한 혹독한 탄압과 강압 통치로 일관하다 결국 대규모 반란으로 멸망의 길을 걸었다. 그와 달리 로마는 전쟁에서 패한 동족이나 동료에게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주고, 속국의 인재를 황제로 발탁했을 정도로 ‘관용’을 베풀면서 점점 더 강력한 국가로 성장해나갔다. 강압적인 방법으로는 제국을 오래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두 제국의 역사는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준다.

로마사 전문가인 모토무라 료지 도쿄대 명예교수가 쓴 ‘천하무적 세계사’는 로마제국을 중심으로 5,000년에 걸친 인류 문명사를 를 ‘관용’ ‘동시대성’ ‘결핍’ ‘대이동’ ‘유일신’ ‘개방성’ ‘현재성’이라는 ’ 7가지 키워드로 정리해서 설명한다. 저자는 이 핵심 키워드를 통해 인류가 어떻게 혹독한 환경에 맞서 문명을 건설하고 번영과 쇠퇴를 겪으며 역사를 이뤄왔는지를 분석하고 통찰한다.

일본인인 저자의 눈에 로마는 오늘날 미국에 비유할 만하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떤가. 저자는 일본을 고대국가 카르타고에 비유한다. 카르타고는 비교적 작은 나라이지만 무역을 독점하던 경제 대국이었다. 포에니전쟁에서 로마에 패한 뒤 경제 부흥을 통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이는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에 패망한 일본이 경제력으로 국력을 회복한 모습과 일치한다. 하지만 이후 카르타고는 로마의 허가 없이 주변국과 국지전을 벌인 끝에 결국 로마에 의해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저자는 일본이 카르타고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경고한다.

로마 제국을 지속시킨 ‘관용’의 힘은 로마 문화 특유의 ‘개방성’과도 무관치 않다. 저자는 ‘고대 지중해의 수많은 도시국가 중 유독 로마만 강대국으로 성장했을까’ 라는 질문의 답을 다른 폐쇄적인 도시국가들과는 차별화되는 개방성에서 찾는다. 도시국가 스파르타는 인구의 일부에게만 시민권을 주고 나머지는 ‘결격시민’이라는 이름으로 차별을 자행했다. 아테네 역시 부모가 모두 아테네인 출신일 경우에만 시민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외부인을 철저히 배척했다. 그와 달리 로마는 이방인을 받아들이는데 옹색하지 않았다. 노예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로마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했고, 이런 개방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강화됐다.

책은 로마인들의 개방적인 성향이 로마를 고대 지중해의 수 많은 도시국가 중 유일하게 강대국의 반열에 올려놓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개방성이야말로 국가와 시대의 운명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오늘날 중국에 진출했던 해외 대기업 공장들이 태국이나 베트남으로 옮겨가는 현상에 주목했다. 일부 자유주의 경제를 도입한 중국이 경제 대국을 표방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를 견인해 온 것은 저렴한 노동력이라며,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와 농촌 간의 불평등, 격차 등의 문제 해결이 앞으로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책이 가장 강조하는 ‘현재성’은 역사를 대하는 현재 교육체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다. ‘모든 역사는 현재사’라는 저자의 말은 역사에서 어느 한 순간, 한 장면도 단절되지 않고 이어지며 오늘 이 순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역사를 고대사·중세사·현대사로 쪼개는 학교 역사 교육은 이러한 ‘현재성’을 훼손하며 역사의 현장성과 생동감까지 증발시켜 버린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현재 일어나는 모든 문제의 배경에는 반드시 그 문제와 관련된 역사가 존재한다. 인류가 직면한 모든 문제는 대부분 과거의 인류가 이미 경험한 것이란 의미다. 따라서 역사를 공부하면 앞으로의 전개를 예측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길을 찾아낼 수 있다.” 1만7,000원.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