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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신 없음의 과학]'무신론 거장' 4인방이 말하는 종교

■리처드 도킨스 외 3인 지음, 김영사 펴냄





2001년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9.11테러를 자행한 이후 미국에서는 반이슬람 기독교 근본주의가 테러의 원인이 됐다고 보는 지식인들이 늘어난다. 고삐 풀린 종교가 세계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에서다. 2007년 같은 문제의식을 갖는 4명의 무신론자가 미국 워싱턴에서 모였다. ‘만들어진 신’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로 잘 알려진 리처드 도킨스와 ‘종교의 종말’을 쓴 신경과학자 샘 해리스, ‘주문을 깨다’의 저자인 세계적인 철학자 대니얼 데닛,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저자이자 정치학자로 지금은 고인이 된 크리스토퍼 히친스다. 이들 4명의 무신론자는 ‘우주를 만든 초자연적 창조자가 있는가’부터 ‘성경과 코란이 모든 것을 아는 자의 산물이란 증거가 무엇인가’ 등 무신론을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눠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책 ‘신 없음의 과학’은 과학과 종교에 대한 이들 4명의 학자의 대담 내용을 엮은 것이다. 자유분방하게 흘러가는 대화가 다소 번잡하지만, 무신론이라는 일관된 주제가 논의의 중심을 잡는다.

이들은 무신론이란 토대를 공유하면서도 미묘하게 서로 의견이 갈리는 대목을 보이며 읽는 맛을 더한다. 일례로 ‘모든 종교가 똑같이 해로운가’라는 물음에 대해 미국의 대표적인 논객 히친스는 “종교는 이성보다 믿음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거짓”이라며 “잠재적으로는 똑같이 위험하다”고 주장하지만, 해리스는 “이슬람교의 비호 아래 일어난 아수라장에 비해 미국에서 낙태 시술을 한 의사를 죽인 사람은 10년 동안 단 두 명”이었다며 “몇 가지 문제에서는 종교인을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다”고 이견을 보인다.



세계적인 무신론의 수호자들이 모였지만 종교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만 전하는 것은 아니다. 도킨스는 “교회가 텅 비는 것을 보고 싶다”는 주장을 펼치면서도 “성경에 대한 무지는 보고 싶지 않다. 성경을 모르면 문학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미켈란젤로가 과학박물관에 천장 벽화를 그린다면 ‘천지 창조’와 같은 명작은 탄생하지 않았을 거란 뜻이다. 데닛도 “의미 있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그동안 이를 분명하게 지적한 것은 종교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책의 원제인 ‘네 기사(The Four Horsemen)’는 신약성서 요한계시록에서 세상의 종말이 왔을 때 말을 타고 나타난다고 한 ‘네 기사’를 빗댄 것으로, 무신론의 수호자인 4명의 저자들을 가리킨다. 세계적인 사상가이기도 한 4명의 ‘기사’들의 대담을 따라가다 보면 사회와 종교에 대한 이해도도 한층 높아진다. 1만4,800원.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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