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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드론]청와대 옆·고층 아파트단지 '둥둥'…띄우긴 쉬운데 통제는 어렵다

■안보위협의 공포
불법드론 급증 불구 '안티 드론' 미비
안전·사생활침해 민원접수 줄잇지만
관련법 개정안 2년째 국회서 발 묶여

  • 손구민 기자
  • 2019-11-08 15:00:50
  • 국회·정당·정책
[토요워치-드론]청와대 옆·고층 아파트단지 '둥둥'…띄우긴 쉬운데 통제는 어렵다

# 국가 중요시설인 한빛원전 주변에 촬영용으로 보이는 드론을 띄운 40대 남성이 지난 9월 경찰에 붙잡혔다. 한빛원전 주변에는 과거에도 야간에 두 차례 드론이 목격돼 경찰은 이 드론이 농업용 드론에 비해 크기가 작아 촬영 또는 레저용 드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했지만 끝내 조종자를 찾지는 못했다.

# 올해 5월 제주 서귀포시 정석비행장에도 드론 세 대가 동시 출현했다. 정석비행장은 드론이 사라지고 두 시간가량 항공기 운항을 중단해야 했다. 항공기가 드론과 충돌하면 항공기 날개 등이 파손돼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국제공항에서 드론이 등장했더라면 더 아찔한 상황일 뻔했다. 더구나 제주국제공항에는 아직 드론 공격을 막는 ‘안티드론’ 시스템도 미비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드론은 동시에 우리 안보와 안전을 위협하는 명암을 지닌다. 우리 정부와 군은 드론 공격에 경각심을 갖고 대비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안티드론’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고 관련 법 개정도 미진한 상황이다. 드론의 사생활 침해 문제 역시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국회에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20대 국회에서 본회의 통과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드론 공격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안보 관련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 4대 종합청사와 7대 지방합동청사에 대한 방호는 지상경비 중심으로만 이뤄져 드론을 이용한 공중공격에는 취약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청와대 주변의 불법 드론 적발 건수만 해도 37건이다. 이외에도 북한 무인기가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에 침입하기 전인 2014~2016년 남한에 침입한 사례는 40건이다. 지난달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 제2작전사령부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국내외 드론 공격 및 감시 사례가 늘고 있는 점에 심각한 우려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황인권 제2작전사령관은 “드론 탐지 레이더 및 드론 대응 장비는 육군본부와 연계해 전력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군과 마찬가지로 경찰도 대테러방지훈련에 드론 테러에 대비하는 훈련을 추가한 상태다.

안티드론 시스템 도입 관련 법안도 발의됐지만 올해 국회가 거의 마무리된 데다 내년 4월 총선도 있어 법 논의와 본회의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파법·공항시설법 일부개정법률안인 이른바 ‘안티드론법’을 발의한 것으로 지난 3일 알려졌다. 개정안은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전파 차단 기법(재밍·EMP 발사)’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더불어 관련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내년 3월 안티드론 시범 운용에 들어가는 인천국제공항이 안티드론 시스템 개발에 들이는 돈은 32억원뿐이다. 내년 국방예산 47조가량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는 지적이다.

안보와 안전 문제 외에 드론은 일상에서도 사생활 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촬영이 가능한 드론이 떠 주민들의 사생활이 침해 받는 사건은 잊을 만하면 또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 9월에도 송도의 한 고층아파트 창밖에 드론이 나타나는 일이 발생해 연수구청에 “아파트 단지 내 드론이 나타나 소음과 정신적 피해가 발생한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현재 드론의 사생활 침해를 방지하는 내용의 관련 법 개정안 4개가 국회에 계류해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폐쇄회로(CC)TV 등 고정된 설치물을 영상정보처리기기로 규정하고 사생활 침해에 악용되지 않도록 막고 있지만 이동이 가능한 물체(드론)에 카메라 등을 설치하는 것을 막는 규정이 없다는 지적이다. 민경욱·송갑석·김재원·정점식 의원은 드론과 같은 이동 가능한 물체를 영상정보처리기기로 규정하도록 하는 개정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민 의원 개정안의 경우 2017년 12월 발의됐지만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4건 모두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 심사 계류 중일 뿐 김진표 의원의 법안과 마찬가지로 본회의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드론 전문가인 권희춘 한국창의과학협회장은 김진표 의원의 발의안에 대해 “전파 차단 기법으로 드론을 막으려면 주변 항공기 등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최후의 보루이며 이외에도 ‘카운터스트라이크’가 되는 인공지능(AI) 드론을 만들어 공격하는 드론과 부딪쳐 제거하는 등의 방식 등 여러 방식이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드론의 일상 사생활 침해 논란에 대해서는 “그런 논란과 반대로 경찰이 실종자 수색을 하는 데 사용하는 등 드론은 선기능도 분명 있다”면서 “드론을 몰래카메라 등으로 악용하는 방안은 철저히 제지해야겠지만 카메라가 달렸다는 이유만으로 드론을 무조건 기피 대상으로 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손구민·방진혁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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