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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광군제 때 디지털화폐 결제 진풍경 벌어질까

"인민은행 세계 최초 디지털화폐 발행할 것"

광군제에 맞춰 17조규모 선보인다는 전망

시진핑 블록체인 육성 선언에 가능성 높아

거래 폭증에 결제 시험 용이…위안화 패권 노려

인민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에 대해 발언한 황치판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




매년 거래 신기록 경신으로 화제를 모은 중국 온라인 쇼핑 행사 ‘광군제’가 오는 11일 열리는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결제하는 진풍경이 벌어질지를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블록체인을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중국이 미국 주도의 통화 패권에 균열을 내기 위해 광군제를 대대적인 선전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디지털 화폐가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려면 연동 애플리케이션 등 관련 시스템을 갖춰야 해 광군제에서 널리 쓰이기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 최초 ‘타이틀’ 야심=8일 외신 및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재경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황치판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상하이에서 열린 ‘제1회 와이탄 금융서밋’에서 “인민은행이 세계 최초로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인민은행이 알리바바가 여는 광군제에 맞춰 1.000억위안(약 17조원) 규모의 디지털 화폐를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4년 인민은행은 주요국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디지털 화폐 연구를 시작했다. 2017년 5월엔 디지털 화폐 연구소를 세워 디지털 화폐 개발에 속도를 냈으며 이달 초에는 모바일 결제 등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화웨이와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결합) 연구’에 대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디지털 화폐의 발행 가능성을 연구한 데서 나아가 모바일을 통해 통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상에 나선 것이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블록체인 육성 방침을 내놓으면서 중국의 디지털 화폐 발행은 탄력을 받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달 24일 열린 공산당 정치국 연구회에서 “블록체인 기술 적용이 디지털금융과 디지털 자산거래 등 분야로 확대됐다”며 “세계 주요국들도 블록체인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중국도 블록체인 기술개발과 산업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발언 한마디에 비트코인이 한때 30% 이상 급등하는 등 글로벌 암호화폐 업계에선 중국이 기존의 암호화폐 금지 기조에서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지난해 알리바바가 광군제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블룸버그통신




◇하필 광군제인 이유는=그렇다면 왜 중국이 광군제에 맞춰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걸까. 지난해 광군제 피크 타임에 거래 수가 초당 9만2,771건에 달하는 정도로 폭주하는 만큼 디지털 화폐를 시험하기에 좋다는 이유에서다. 위챗페이나 알리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에 익숙한 중국인들이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는 데에도 거부감이 덜할 것이란 계산도 깔려있다. 이미 중국건설은행 등 4대 국영은행과 함께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알리바바와 위챗페이의 운영사인 텐센트는 인민은행의 디지털 화폐 유통에 참여하기로 했다.

광군제에서 중국 디지털 화폐 실험을 성공으로 입증시켜 기축 통화인 달러의 패권을 흔들겠다는 의도 또한 읽힌다. 인민은행의 디지털 화폐는 위안화에 1대1로 연동되는 구조여서 널리 활용될수록 위안화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 화폐 확대는 시 주석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 프로젝트와도 맞물려 있다. 일대일로를 통해 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높아지고 중국의 디지털 화폐가 통용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위안화의 국제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의 발행을 추진하면서 인민은행이 디지털 화폐와 관련한 성과를 빨리 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리브라를 선제적으로 발행하지 않으면 중국의 디지털 화폐 공세를 막기 어렵고 여러 차례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


◇상용화 말처럼 쉽잖아=하지만 중국의 이 같은 구상이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 외부에선 의구심이 많다. 민간회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인민은행이 실시하고 있는 비공개 검증 실험이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광군제처럼 데이터 이용량이 이례적으로 큰 상황을 가정하고 디지털 화폐 결제 테스트를 미리 해본다고 해도 수억명의 소비자가 쇼핑하는 실제 당일에는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군제를 기점으로 ‘세계 최초 디지털 화폐 발행국’임을 선전하려다 되려 문제가 생겨 국제적인 웃음거리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이 광군제에 디지털 화폐로 결제할 이들을 미리 선정했다는 관측도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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