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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低' 늪 빠진 보험사...탈출구 안보인다

보험료수입 3년 연속 마이너스
생보 상반기 순익 전년比 32%↓
손보 자산증가율도 17년來 최저
설계사 중심 고비용 채널 탈피 등
리스크관리, 경영 최우선 순위로

'3低' 늪 빠진 보험사...탈출구 안보인다

‘보험료 수입 사상 첫 3년 연속 마이너스, 당기순익 30%대 역성장, 자산 증가율 17년 만에 최저….’

생명·손해보험이 자고 일어나면 최악의 경영성적표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저성장, 저금리 등 보험업 성장 기반을 뒤흔드는 ‘3저’의 영향이 본격화된 탓이다. 전문가들은 보험사 스스로 시장점유율만 높이려는 과거의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지금은 설계사 시책 강화 등 신계약 유치를 위한 과도한 사업비 지출 등을 지양하고 생존을 위한 보수적 경영전략을 펼 때라는 얘기다. 당국의 정책적 지원도 시급하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업계의 자구책만 요구하는 지금의 태도에서 벗어나 보험 산업의 붕괴를 막아낼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국내 및 외국계 생보사 24곳의 올 상반기 보험료 수입은 52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 감소했다. 하반기에도 생보사 신계약 성장세가 크게 둔화하고 있는 만큼 연간 보험료 수입도 역성장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의 흐름대로라면 국내 보험료 수입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00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상품의 금리 매력이 크게 떨어진 탓에 보험 수요도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오는 2022년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리스크가 높은 상품의 판매를 자제하며 공급도 위축된 결과다. 특히 보유계약 중 과거 고금리·확정금리형 보험상품 비중이 높은 대형 생보사들은 저금리 국면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금리 하락으로 자산운용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고금리·확정금리형 상품이 역마진의 주범이 됐기 때문이다.

영업실적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생보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익은 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2.4% 급감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34.6% 역성장했던 2013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손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상반기 당기순익이 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9.5% 급감했다. 손보의 자산 증가율은 지난해 7.5%로 2002년(6.3%) 이후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손보는 최근 2년간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과당경쟁으로 손해율이 급증하는 상황이다.

해법은 없을까.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이 경영 최우선 순위를 성장에서 리스크 관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 중심의 경영목표를 벗어나 손실률이 높거나 역마진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과감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설계사 중심의 고비용 채널 전략을 탈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은행·카드 등 타 금융업권이 비용 효율성이 높은 비대면 채널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보험사의 디지털 부문 성장이 더딘 이유 중 하나는 복잡한 상품 구조다. 보험상품 하나에 100여개에 달하는 특약이 붙는 복잡한 상품 구조를 탈피해 상품을 단순화하고 판매 채널도 효율화해 비용을 아낄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당국 역시 보험업의 미래가 어둡다고 인식은 하고 있지만 이에 비해 대책 마련에는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손보는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는데 보험료를 올리고 싶어도 당국 눈치에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은 매년 손실률을 반영해 이듬해 보험료를 조정하도록 설계된 상품이지만 손보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이 90%대를 치솟고 실손보험 손해율이 130%까지 올랐는데도 요금 인상 논의는 꺼내지도 못하고 있다.

계약 이전·환매 제도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5월 대만 알리안츠생명은 4% 이상의 고금리 계약 1조300억원어치를 대만 중국생명에 이전해 영업손실을 이익으로 전환했고 중국생명도 시장점유율이 2.6%포인트 올라 양사가 ‘윈윈’하는 효과를 얻었다. 또 벨기에 보험사 악사 등은 해지환급금에 프리미엄을 더해 지급하는 고금리 종신보증계약을 환매해 부채를 축소했는데 우리도 이런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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