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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고용 서프라이즈,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 '착시' 현상

10월 취업자수 41만9,000명 증가했지만

60세 이상 일자리 증가폭이 가장 커

30~40대 취업자 수는 줄어드는 추세

제조업·금융·보험업 고용 줄고 복지·숙박·음식점업 증가

17시간 이하 단시간 일자리도↑





올해 10월 취업자 수는 2,750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만9,000명이나 증가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3%로 전년동월대비 0.5% 상승했습니다. 198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10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15~29세 청년층의 고용률도 44.3%로 나타나 지난해에 비해 0.5%포인트 올랐습니다. 특히 청년층 실업률은 7.2%로 지난해보다 1.2%포인트나 하락했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용시장의 뚜렷한 회복세가 10월 고용동향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고용 서프라이즈의 이면에는 정부 ‘세금 쏟아붓기’와 ‘통계 상의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양복을 입은 노인이 운동장을 걷고 있다./연합뉴스


◇30·40대 고용 감소하고 60대 이상 취업자 큰 폭 증가= 통계청이 지난 13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30·40대 취업자는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 고용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지난달 기준 499만6,000명으로 20대 취업자 수(381만4,000명) 보다 118만명 이상 많습니다. 증가세도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가파른 추세입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41만7,000명 많아졌습니다.

60세 이상의 일자리 증가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일하는 복지’ 사업과 맞물리는데요. 요양지원사·등하교 도우미·도서관 사서 도우미 등 정부가 노후복지를 위해 만든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노동력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월급이 적고 시간제 근로가 많아 경제 성장에 도움을 주는 생산적 일자리가 아닌 ‘소일거리’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같은 일자리가 정부의 공식 고용 통계 집계에 포함되면서 고용지표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제조업·금융·보험업 고용 감소= 산업별 고용현황을 봐도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의 증가폭이 가장 큽니다. 지난달 보건·복지 부문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15만1,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숙박·음식점업도 11만2,000명 증가해 뒤를 이었습니다. 호텔이나 식당에서 일하는 청소·서빙 아르바이트생들과 복지부문 단기 노동자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단순 노동이 많고 월급이 200만원도 채 안되는 경우가 많아 고용의 질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고용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고 임금수준이 높은 제조업과 금융·보험업의 취업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제조업 부문 취업자 수는 년동월대비 8만1,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 감소폭이 가장 컸습니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때문에 수출이 감소하면서 제조업이 부진한 탓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보험업 부문 고용 감소는 은행이나 금융권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진 않지만, 디지털화 하면서 오프라인 점포들이 없어지는 추세에 기인한다고 봤습니다. 통계청은 “20대 신규채용은 비슷한 규모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30~40대 직원들의 명예퇴직과 내부 구조조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7월 서울 송파구 메리고키친에서 서빙로봇이 메뉴를 운반하고 있다./연합뉴스


◇17시간 이하 단시간 일자리 증가= 취업시간대별로 봐도 상황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17시간 이하 단시간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지난달 기준 노동시간이 17시간 이하인 노동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33만9,000명 증가한 183만9,00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주52시간 제도가 시행되면서 53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 수는 42만3,000명 감소했습니다.

노동시간이 길다고 해서 고용의 질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규직 노동시간이 36~52시간 사이에 분포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17시간 이하 일자리는 시간제 일자리 혹은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60대 이상 일자리나 사회서비스업 일자리, 숙박·음식업 일자리가 단시간 일자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죠.

건설투자 부문이 부진하면서 임시직과 일용직은 각각 -2만1,000명, -8만1,000명으로 다소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정부의 인식대로 고용률이 높아지고 청년층의 취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의 허리 축인 30~40대 고용이 줄어들고 주로 세금으로 만들어 낸 일자리가 많다는 점은 여전히 우리 경제의 위기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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