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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위기의 한미동맹 결국 돈으로 막나

美 외교안보 전문가 인터뷰
트럼프, 50억달러 요구
한미, 기반은 굳건하지만
부담금 등 부담 늘려야 할 수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이 23일 0시 종료됩니다. 지금대로라면 청와대는 이를 원칙대로 종료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소미아는 한미일 3각 동맹을 바탕으로 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어긋납니다.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미국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합니다. 지금도 강하게 연장을 요구하고 있으니까요. 여기에 우리나라와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비 협상도 걸려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0억달러로 500% 인상을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이제는 잘 사니까 더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를 들이 밀고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 입장에서는 50억달러는 무리한 요구입니다.

앞으로 한미동맹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최근 미 외교안보 전문가 3인을 인터뷰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위기의 한미동맹 결국 돈으로 막나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①지금의 한미동맹은? 굳건하나 균열

지소미아와 주둔비 협상, 북핵 문제 해결 방안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는 한미 관계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답은 근본 관계는 굳건하다는 것입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한국전쟁에서 중국의 지원을 얻은 북한의 남한 침공을 막아냈고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에 계속 군사력을 배치해왔다”며 “현재 한국에 2만8,500여명의 미군이 주둔 중인데 오직 독일과 일본만이 한국보다 미군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도 미국이 요청하면 베트남과 소말리아, 동티모르, 이라크 등에서 군사지원을 해왔다”며 “한미동맹은 매우 밀접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한미 군사동맹은 강력하고 근본적으로 건전하다”며 “양국의 관리자들은 위협에 대한 공통된 인식과 목표, 피로 맺어진 동맹으로 70년 동안 함께 해왔다”고 판단했습니다. 정치 싱크탱크인 유라시아그룹의 스콧 시먼 아시아 담당 디렉터도 “한미 동맹은 여전히 굳건하며 조만간 와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균열이 가고 있다는 점은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외교적 차이가 동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자신들의 전임자와 달리 한미동맹의 가치를 중요하게 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 이유로는 우리나라의 지소미아 파기와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평가절하, 주한미군 보상 요구라고 봤습니다. 시먼 디렉터 역시 “북핵 문제와 같은 동북아시아 안보 이슈에 접근하는 생각의 차이가 서울과 워싱턴 사이에 계속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마찰이 최근에는 가시적으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현재 미국과 한국 정부는 그들의 이익과 목표, 전략에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했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위기의 한미동맹 결국 돈으로 막나
스캇 시먼 유라이사그룹 디렉터

②한미동맹 다지려면…韓, 경제적 부담 늘려야

관심은 한미 동맹입니다. 한미 동맹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나오는 건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 증액입니다. 우리로서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증액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동맹을 대하는 태도가 맞느냐는 논쟁과는 별도로 현실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시먼 디렉터는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가운데 첫 번째는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내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이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주둔비용에 과거보다 훨씬 많은 보상을 원한다”고 했습니다.

앞서 한 매체에서 청와대가 지소미아를 종료하면서 미국산 무기를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트럼프를 달래려고 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고 봅니다. 어떤 식으로든 트럼프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주둔비를 늘리든 무기를 더 사든 해야 합니다. 특히 지소미아 종료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더 커진 상황입니다. 1단계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사겠다고 한 것과 비슷하죠. 트럼프가 센트까지 챙긴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담금 증액을 어느 정도 최소로 막느냐가 문제일 듯합니다.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미국의 예산절감이나 수출증대 같은 경제적 이익이기 때문이죠.

이와 별도로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문제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지휘통제통신과 감시정찰(C4ISR) 보완 전에 이뤄지는 섣부른 전작권 전환은 전시에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문 대통령 임기 내에 서둘러 전환 작업을 마무리 지으려는 시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위기의 한미동맹 결국 돈으로 막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③주한미군 이른 시일 내 철수 쉽지 않지만…

미국 내에서 의견이 갈리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주한미군 부분입니다. 어쨌든 해외주둔 미군에 대한 미국민의 반응이 좋지 않은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미국민이 주한미군이 필요한가 묻는다”고 한 것은 과장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꼭 주한미군에만 불만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와 낮은 복지, 그리고 끝나지 않는 전쟁에 지친 미국민들은 신고립주의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전망은 당분간 주한미군 철수가 쉽지는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시먼 디렉터는 “미국이 한국에서 곧 철군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철군을 원한다고 해도 미 의회와 국방부, 국무부 관계자들이 이런 움직임에 격하게 반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의 병력 수준은 북한의 군사위협에 기초해야 한다”며 “북한의 위협은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에 미군도 줄어들지 말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주한미군 철수가 불변의 것은 아니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인들에게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일단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게 되면 그들은 (한반도에) 분쟁이 생겨도 돌아올 것 같지 않다”고 우려했습니다. 시먼 디렉터도 “동북아의 안보 환경이 계속 바뀌면서 주한미군의 수와 유형, 무기의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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