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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5G 첫 상용화했다지만...'표준특허 싹쓸이' 실속챙긴 中

中 2만6,893건으로 세계톱 차지

2·3위 핀란드·美에도 크게 앞서

표준화 작업 주도 유리한 고지에

韓은 5,423건으로 4위에 머물러

국가차원 전략적 대응책 마련 필요





우리나라가 5세대(5G) 이동통신의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에만 취해 있는 사이 중국은 5G 표준특허를 3만건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5G 관련 특허 5,423건의 5배다. 표준특허는 이 기술을 쓰지 않고서는 제조나 서비스가 불가능한 원천특허를 의미하는데 사용할 때마다 로열티를 내야 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5G 표준화 경쟁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이 걸린 것이다.

18일 특허청 산하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기업의 경쟁력 확보 요인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에 신고한 표준특허 수는 중국이 2만6,893건으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핀란드(9,698건), 미국(9,154건)이 각각 2·3위다. 우리나라는 4위로 5,423건에 그쳐 중국과는 5배의 격차를 보였다.

우리나라가 5G 서비스를 세계에서 처음 상용화한 타이틀에만 온통 신경을 쓰고 있는 사이 중국은 글로벌 표준화 경쟁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표준특허를 독식해온 것이다. 표준특허 경쟁에서 밀리면 재주는 곰이 부리고 실리는 중국이 챙겨가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특허청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5G 표준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표준특허를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주도권을 잡는 데)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한국에 5G 첫 상용화 타이틀을 뺏긴 후 민관이 나서 5G 인프라 확충 등 스마트폰 산업 육성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G 인프라가 갖춰지면 전 세계 국가들이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협력을 요청해오고 이런 과정에서 표준특허를 다량 보유한 중국이 표준화 작업을 주도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 스마트폰 제조 3사는 5G 등 다양한 스마트폰 표준특허 확보에 열을 올려 왔다. 중국 특허출원 추이를 보면 화웨이는 지난 2008년부터 매년 평균 1,000건의 특허를 출원해 2016년까지 1만21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 기간 2010년 1개 특허를 출원한 사오미는 4,447건, 오포는 7,277건의 특허출원을 마쳤다. 화웨이의 경우 2014년부터 중국보다 미국에서 특허출원 건수를 늘리는 등 해외서도 기술 확보에 주력해왔다. 이성훈 지식재산연구원 연구원은 “가격 경쟁력 우위로 시장을 확대해온 중국의 스마트폰 기업들이 이제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한 기술적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며 “일부 중국 기업의 기술은 이미 선진 궤도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5G 스마트폰 시장의 확장성은 무한대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단말기를 넘어 다른 산업의 디지털 혁신과 장비, 융합 서비스 산업을 이끄는 핵심이어서다. 정부는 5G 연관 산업 분야 시장이 오는 2026년 약 1,16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네트워크 장비(330조원) 외에 융합 서비스나 첨단 디바이스(장비) 시장의 규모가 더 크다는 점도 주목된다. 강경남 지식재산연구원 부연구위원은 “5G 기술은 전후방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가 상당히 클 것”이라며 “국가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허청은 연내 표준특허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중국은 스마트폰 핵심인 원천특허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표준특허 대책과 기업의 연구개발(R&D) 활동이 유용한 핵심특허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분석기관인 IDC에 따르면 2014~2018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삼성이 부동의 1위지만 점유율은 24.4%에서 20.8%로 3.6%포인트 역성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5.7%였던 중국의 화웨이는 14.7%로 애플(14.9%)의 2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샤오미와 오포도 지난해 각각 8.7%, 8.1%로 매년 성장세가 가파르다. 중국이 2000년 초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통해 확보한 스마트폰 제조와 기술력으로 최대 스마트폰 생산지로 부상한 결과다. 여기에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막대한 내수시장과 중국의 지원, R&D 투자 장려, 지식재산권(IP) 확보 경쟁, 해외 인재 영입 및 투자 등도 성장 배경이다. 반면 2013년까지 중국에서 스마트폰 시장 1위였던 삼성전자는 2014년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한때 19%였던 점유율도 올해 1%대로 떨어졌다. 급기야 올해 중국 내 스마트폰 직접생산도 중단했다. 삼성전자마저 중국 스마트폰 단말기 시장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5G 표준특허 확보를 위한 국가 간 보이지 않는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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