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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이공대 '피의 진압'...중국軍 투입도 초읽기

■'전쟁터' 된 홍콩

시위대 향한 강한 '경고' 메시지

법원 '복면금지법' 위허 결정에

홍콩경찰 시위단속 더 어려워져

중국군은 광저우서 대테러훈련

투입시기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홍콩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한 홍콩 이공대 캠퍼스에서 18일 새벽(현지시간) 불길이 치솟고 있다. /홍콩=AFP연합뉴스






홍콩 시위를 ‘폭력범죄’로 규정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중국 정부와 홍콩 정부가 시위대에 대한 압박을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홍콩 주둔 중국군 대(對)테러 특전부대가 도로 청소를 명분으로 시위현장에 투입된 데 이어 홍콩과 인접한 중국 본토 광저우에서는 대규모 테러진압 훈련이 진행됐다. 여기에 홍콩 고등법원이 복면금지법을 ‘위헌’이라고 결정하자 홍콩 경찰의 능력만으로 시위진압이 어려워질 경우 결국 중국군이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한층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광저우 공안국은 전날 1,000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대테러 훈련을 벌였다. 이번 훈련에는 대테러 특수대응팀을 비롯해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 등 11개 단체가 참가했으며 참가자들은 5개의 테러 상황에 맞춰 훈련을 진행했다. 광저우 공안국이 공개한 사진에는 테러범 진압, 폭발물 처리, 화재·유해화학물질 대응 등의 훈련 상황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외신에서는 이번 대테러 훈련도 대테러 특전부대의 도로 청소와 마찬가지로 홍콩 시위대를 향한 분명한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테러 훈련은 지난 16일 대테러 특전부대가 포함된 홍콩 주둔 중국군 수십명이 카오룽퉁 지역의 주둔지에서 나와 시위대가 차량 통행을 막으려고 도로에 설치한 장애물을 치운 뒤 곧바로 진행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홍콩 명보는 이날 중국 정부에서 홍콩 문제를 총괄하는 한정 부총리가 자오커즈 공안부장, 천원칭 국가안전부장 등과 광둥성 선전을 방문해 홍콩 시위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대응 수위는 시 주석이 그리스와 브라질 방문을 마치고 전날 베이징으로 돌아오면서 더욱 높아졌다. 시 주석은 이례적으로 해외 순방 중에 내정인 홍콩 문제를 언급하며 최후통첩을 보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시 주석은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지난 14일 브라질에서 “홍콩에서 계속해 과격 폭력범죄 행위가 벌어져 법치와 사회질서를 짓밟고 있다”며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의 가장 긴박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중국 중앙정부가 공개적으로 개입할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이날 “국가 주권과 홍콩의 운명과 관련한 문제에서 타협이나 중간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홍콩 시위사태를 둘러싼 중국 지도부의 태도가 더욱 단호한 입장으로 바뀌는 가운데 홍콩 고등법원(한국의 대법원)이 시위대의 복면착용을 금지한 법은 홍콩 기본법에 어긋난다는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중국군 투입 등 강압적인 진압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홍콩 야당 의원 25명은 “복면금지법 시행의 근거가 된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가 의회인 입법회를 거치지 않고 홍콩 행정장관에게 무제한의 권력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홍콩 기본법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홍콩 고등법원은 이날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앞으로는 경찰이 복면금지법을 활용해 시위대를 단속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홍콩 정부의 시위 통제 여지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중국 지도부로서는 더 늦기 전에 전면전인 진압에 나설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 경찰은 이날 새벽부터 시위대의 ‘최후 보루’로 남아있던 홍콩 이공대에 진입해 시위대와 격렬한 공방전을 벌였다. 경찰은 최루탄·물대포차와 함께 지난 6월 초 시위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음향 대포’로 불리는 장거리음향장치(LARD)도 사용했다. 이공대 시위 현장에는 지난주 퇴임한 스티븐 로 경찰청장의 후임으로 조만간 경찰 총수 자리에 오를 ‘강경파’ 크리스 탕 경찰청 차장이 직접 나와 진두지휘했다. 시위대도 맞대응에 나서면서 활을 쏴 경찰 1명의 다리를 맞혔고 경찰 장갑차에 화염병을 던져 불태웠다.

경찰은 밤 늦게까지 캠퍼스를 포위하고 시위대를 봉쇄한 가운데 탈출을 시도하던 400여명을 무더기 체포했다. 이공대 안에는 약 600명의 시위대가 머물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교정 대부분은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지만 시위대가 비축해 둔 음식 등 물자가 바닥나고 있어 오래 버티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SCMP 등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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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위 사태가 5개월째 계속되면서 홍콩 경제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날 공개된 10월의 홍콩 실업률은 전월 대비 0.2%포인트 오른 3.1%를 기록했다. 경기가 침체국면에 빠지면서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앞서 공개된 홍콩의 3·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9%, 전 분기에 비해서는 3.2% 각각 감소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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