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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위주 영업관행 탈피"...작심한 孫의 'KPI 혁명'

[우리銀, 핵심성과지표 전면개편]

금융권 최초 비이자이익 완전배제

직원 평가제도 고객중심 대전환

'줄세우기 영업문화' 개선 기대





우리은행이 직원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인 핵심성과지표(KPI)에서 비이자이익 부분을 완전히 배제하기로 했다. 그동안 일부 은행에서 특정 금융상품에 한해 평가를 제외한 적은 있지만 비이자이익 전체를 도려낸 것은 금융권에서 처음이다. 비이자이익이 평가항목에서 제외되면서 영업점에 판매 실적을 할당하고 이른바 임직원의 실적을 ‘줄 세우기’하는 영업문화 역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개별 영업점 특성을 최대한 부각시켜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우리은행의 KPI 혁신이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무리한 영업 관행을 바로잡는 동시에 은행권 전체의 과당경쟁 문화를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18일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외형 위주 영업을 탈피하고 고객 중심으로 KPI를 전면 개편할 것”이라며 “모두가 공감은 하지만 실행에 주저했던 과제들을 지금 바꾸지 않으면 혁신의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비이자이익의 KPI 제외가 불러온 불확실성보다 이를 통한 혁신과 신뢰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손 회장은 지난 9월과 10월에 이어 이번에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고객에게 고개를 숙이고 신속한 배상을 위한 철저한 준비도 당부했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KPI에서 비이자수익 비중이 경쟁은행보다 높아 DLF 손실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펀드와 방카슈랑스 등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이익까지도 배제하고 고객수익률 비중을 경쟁 은행보다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수신, 펀드, 방카, 카드 등 사업그룹 상품별로 본점에서 영업점 목표를 부여했던 영업 관행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은 고객과 영업점으로부터 상품 선택을 받기 위한 본부 부서 간 상품·서비스 경쟁이 강화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은행은 자산관리(WM)그룹과 연금신탁으로 구분된 자산관리 조직도 자산관리그룹으로 일원화해 전문성을 높이기로 했다. 대신 상품과 마케팅 조직은 분리해 자산관리 상품의 리스크 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로 했다.



KPI 평가지표도 10개로 대폭 축소했다. 주요 은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WM을 강조하면서 KPI를 통상적으로 25개의 평가지표로 구축했다. 우리은행은 이를 건전성과 고객수익률 등의 지표로 단순화시키고 비이자이익 지표를 없애는 대신 위험조정이익(RAR)으로 단일화했다. 위험조정이익은 은행의 영업수익에서 직·간접비를 제외한 이익이다. 평가지표가 단순화되면서 개별 지점 특성에 따라 영업 자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고객 수익률, 고객 케어 등 고객지표의 비중을 확대하고, 평가주기는 반기에서 연간으로 늘려 단기보다 장기 실적에 집중하도록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 간 순위를 외형이나 상품별 판매액으로 평가하는 상황에서 상품별 판매지표를 아예 없앤 것은 실적 ‘줄 세우기’ 영업문화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라며 “무리한 비이자이익 영업 관행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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