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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건축문화대상-우수상] 구의 살롱(Salon Gueui), 80년대 다가구 주택의 색다른 변신

반지하 화장실 흔적 등 보존

현대적 인테리어와 묘한 대조

‘구의살롱’은 1980년대 지어진 전형적인 다가구 주택에 새로운 리모델링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사진제공=대한건축사협회






영화 ‘기생충’에서 와이파이를 잡기 위해 온 가족이 올라선 변기는 1980년대 지어진 다가구 주택의 환경을 대변한다. 반지하 건물은 주거 목적이 아닌 방공호 용도로 사실상 지어졌다고 봐야 한다. 이곳에 사람이 살게끔 화장실을 만들다 보니 깊지 않은 정화조로 하수가 흘러가도록 변기의 위치는 천장 가까이일 수밖에 없었다. 소위 ‘집장사’가 지은 이러한 건물은 1층은 집주인이 살고 2층도 반으로 쪼개 세를 놓곤 한다. 구의살롱은 바로 이러한 건물을 하나의 건축 양식이자 집합적 양식으로 보는 데서 시작한다.

건축사무소 에스티피엠제이(stpmj)는 구의살롱을 통해 전형적인 다가구 주택의 새로운 리모델링 가능성을 제시했다. 구의살롱은 건축면적 65㎡, 대지면적 195㎡의 반지하를 포함한 2층짜리 주택이다. 과거에는 세를 더 받기 위해 층별로 가벽을 세우고 2층으로 오르는 동선을 나누기 위한 계단도 덧붙었다. 불법확장을 위한 거친 조적 마감도 이전의 모습이다. 건축주이자 설계자는 철거를 통해 발견된 80년대 어색한 구축방식과 재료의 켜를 디자인 프로세스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복고의 재생이 아닌 공간 위계의 재해석이며 선택적 철거와 보존을 통해 내·외부 위상이 변화한다.



반지하와 1층에는 업무시설, 2층은 주거공간이란 새 프로그램에 따라 외부 계단은 철거하고 일부 슬라브는 잘라 더블하이트 스페이스를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공간인 1층은 가벽을 트고 비워진다. 반지하에서 일하다 올라와 회의할 수도 있고 2층에서 큰 공간에서 영화를 보러 내려올 수도 있는 응접실이다. 즉 ‘살롱’이란 이름처럼 지상 1층은 손님을 위한 회의, 미팅, 전시, 휴식 공간 등 업무와 주거를 포함한 다양한 행위를 담아낸다.

공사비 절감은 물론 과거의 흔적을 남겨 기존 상태로 노출했다. 새로운 마감은 최소화해 시간에 쌓인 마감 면들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반지하의 화장실은 철거하되 흔적과 배관 위치도 덮지 않고 보존했다. 주변 벽체는 기존 색감과 비슷한 모르타르를 덧붙였다.

유일하다 싶은 새 마감은 외부 계단 난간과 1층 바닥이다. 계단 난간은 살짝 번쩍이는 스테인리스 스틸 패널로 감싸 붉은벽돌과는 이색적인 외관을 만든다. 가장 눈에 띄는 건 1층 바닥에서 강한 인상을 주는 정사각형 검정 타일이다. 이 타일은 가로로 긴 적벽돌, 회벽돌이나 거친 콘크리트벽과는 다른 비례감과 질감으로 색다른 공간감을 형성한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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