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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勞, 호봉제 유지하며 정년연장 요구...이러다 다 망한다"

"나이 먹는다고 생산성 안높아져

1억 받으면서도 못살겠다 투쟁"

"아시아나 매각 연내 완료될 것"

"우리들병원 특혜대출 의혹

절차·기준서 문제 없다" 밝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국내 산업계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노조 행태를 작심 비판했다. 기업의 위기는 뒷전으로 여기고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한 노조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제조업과 경제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금융권의 대표 친문 인사로 친노동 성향을 지닌 이 회장이 노조에 일침을 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회장은 4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정년연장 이야기가 나오는데 호봉제를 유지하면서 정년연장을 요구한다면 대한민국은 10년 뒤 다 망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망할 요소가 너무나 많다. 특히 상생하고 타협할 생각을 안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생산직 근로자의 경우 나이가 든다고 생산력이 높아지는 것이 아닌데 (고임금을 유지하면서) 정년연장까지 하면 대한민국 제조업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 모른다”며 “평균 임금이 1억 원을 넘는 곳이 많은데 노조들이 못 살겠다며 임금투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사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노조가 일방적으로 요구만 한다면 대한민국의 제조업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이 같은 노사 갈등을 많이 느꼈다면서 “노조는 기업의 제3 자가 아니라 당사자”라며 “기업을 살리는 작업보다는 내일 어떻게 되든 무조건 월급만 올리자는 식”이라며 노조 행태에 직격탄을 날렸다. 노조 행태를 비판하면서도 구조조정으로 인한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구조조정 대상이 돼 회사를 나가더라도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사회안전망이 생겨야 (구조조정 시) 대상자들의 양보를 받을 수 있다”며 “상생하고 타협할 수 있는 고민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 매각과 관련해서는 연내 정상적으로 매각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기업인으로서 아시아나 매각 결단을 내린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대한 감사함도 드러냈다. 그는 “아시아나 매각 절차가 시작될 때부터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를 살린다는 차원에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대승적 결단을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개인적인 욕심으로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미련을 끊어내고 기업을 살릴 최선의 방법을 찾는 기업인의 훌륭한 덕목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3월 만기도래하는 아시아나의 산업은행 대출과 관련해서는 순리대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국책은행의 경영 자율성을 확보해달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이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IT 인력을 영입하고 싶어도 연봉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외부 인력을 활용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정책기관이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다. 새로운 영역을 시도할 때는 자체 인력뿐 아니라 외부 인력을 데리고 올 수 있어야 경쟁력이 커지는데 연봉 등의 문제가 있다”며 “산은은 한 손을 뒤로 묶고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불거진 산업은행의 우리들병원 특혜대출에 대해서는 절차와 기준에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이 대출은 상업적 판단에서 충분히 나갈 수 있는 대출”이라며 “(특혜 의혹이 된 대출은) 절차와 기준에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임기 만료 이후의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정책기관이 무언가를 시도해보려면 막으려는 것이 너무 많아 아쉽다. 사회 곳곳에 이런 문제가 많다”며 “임기를 마치면 연금·노사 문제 등 사회 갈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9월 취임해 2년3개월을 지낸 이 회장은 내년 9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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