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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저성장·저물가 함정서 벗어나려면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임금 높여도 민간소비 늘지않아

기업투자 환경 개선 적극 나서야

필요한 건설투자 늘려 경기 살리고

中에 편중된 수출 다변화도 필요

김정식




한국 경제는 일본과 같이 디플레이션을 동반한 장기침체 국면으로 들어갈 것으로 우려돼왔다. 일본이 우리의 추격으로 주력산업을 내주면서 장기침체에 들어갔듯 우리 주력산업인 조선·철강·전자 또한 중국의 추격을 강하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의 3·4분기 경제지표는 이러한 우려를 더 높인다. 3·4분기 성장률 0.4%는 올해 2%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경제 전반의 물가를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 또한 -1.6%로 하락률이 확대되면서 수요 부족에 의한 디플레이션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성장률이 1%대로 하락할 경우 수요 부족으로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으며 이는 우리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키워 대외신뢰도를 낮출 수 있다. 성장률을 높여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

먼저 기업투자가 늘도록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내수는 소비와 투자 그리고 정부소비로 구성되는데, 그동안 정부는 임금을 높여 소비를 늘리고 재정지출을 확대해 정부소비를 늘리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이번 3·4분기 성장률을 보면 정부소비는 1.4% 늘어났지만 민간소비는 0.6%밖에 늘지 않았다. 임금을 높여도 소비가 늘지 않고 정부 재정지출은 계속 늘릴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는 기업투자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기업투자를 늘리려면 먼저 경제 전망을 밝게 만들어야 한다. 신산업에 대한 비전과 로드맵을 밝히고 노사갈등을 안정시켜 기업투자 환경을 개선시켜야 한다. 미래 전망이 밝아지면 현재 투자가 늘어나 성장률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다. 건설투자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건설업은 다른 산업과의 연관 효과가 크고 단순노동자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특징이 있어 선진국에서도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 건설투자를 활용한다. 정부는 그동안 토건업에 의한 경기부양이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경계했다. 그러나 출퇴근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수도권 내 교통 인프라와 저소득층 주거지역에 대한 교육·유통·육아 인프라 구축에는 아직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3·4분기에도 건설투자가 -6.0%로 크게 감소하면서 성장률 둔화의 주된 원인이 됐다. 경제팀은 필요한 건설투자를 늘려 경기를 살리고 양극화도 해소해야 한다.



다음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신축적으로 운용해 소비를 늘려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은 생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소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조기퇴근으로 시내는 저녁 일찍부터 텅텅 비고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저녁 영업이 없어지면서 영업이익은 줄고 소비는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내수가 더욱 침체하면 성장률이 하락하고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신축적으로 운용해 소비 감소와 내수침체를 막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출을 늘리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그동안 내수침체에도 수출이 크게 줄지 않아 2%대의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경제침체로 수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정부는 중국에 편중된 수출을 다변화해 중국 경제침체에 대응해야 하며 수출기업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로 수출이 줄어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를 고려한다면 내수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수출도 중요시해야 성장률을 높이고 디플레이션의 함정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우리 경제는 내수와 수출이 동반 침체되면서 성장률이 하락하고 물가 또한 낮아지고 있다. 1%대로 추락하고 있는 성장률을 높이고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부는 소비와 재정지출 외에도 기업투자와 수출에 초점을 두는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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