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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키웠지만 '시너지 실종'...이재현 "이러다 위기온다"

[CJ그룹 1.3조 유동성 확보 왜]

쉬완스 등 M&A로 부채비율 치솟아

제일제당 3분기 영업이익도 26.5%↓

李 "재무개선 최대한 집중" 특명

부동산 판 현금으로 "내실 경영"





CJ제일제당(097950)의 부동산 일괄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는 CJ(001040)그룹의 위기감을 보여준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최근 수년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섰지만 인수 시너지가 나기도 전에 부채비율이 높아지면서 위기감도 고조됐다. 올해 3·4분까지 은행 이자만도 5,400억원에 달할 정도다. 막대한 이자부담에 바닥 모를 불경기까지 겹치면서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이번 부동산 정리가 이뤄졌다. 신용등급 하락과 같은 악재를 만나기 전에 재무구조를 개선시켜놓겠다는 의지다.

◇이재현 “이러다 위기 온다”=CJ제일제당의 유동성 확보는 이재현 회장이 내린 단기 과제이자 특명이다. CJ제일제당 안팎에서는 제품력에 대한 펀더멘털이 탄탄해 이 정도의 재무상황은 견딜 만한 수준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이 회장은 최근 임원들에게 “위기는 이런 가운데 온다”며 “재무구조 개선에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M&A가 단기 악재로 작용해 그룹 전체 위기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CJ제일제당에 현금이 궁해진 것은 M&A 등 몸집을 불리기 위해 약 2조원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식품 회사인 쉬완스를 1조5,000억원에 사들였고 브라질 식물성 고단백 소재 업체인 셀렉타를 2,1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미국 내 유통망을 개선하고 바이오 및 식품·사료 부문을 강화하기 위함이었지만 당장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식사하고 체한’ 상황에 도달하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결국 CJ제일제당은 생물자원 부문을 매각하려 했지만 결국 가격차로 인해 매각이 무산되며 재무건전성에 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공격적 M&A에 치솟은 부채비율=CJ제일제당은 미국 쉬완스 인수 등에 실탄을 쏟아부은 탓에 부채비율이 200% 가까이 치솟았고 올 9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이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숨만 쉬어도 막대한 이자가 새나가는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의 공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까지 금융기관에 낸 이자 등 금융비용만도 5,4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더해 CJ제일제당은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5% 줄어들었다. 이런 분위기에 CJ제일제당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 증가가 예상을 웃도는 등 신용도 하향 압력이 상당히 확대됐다”며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 결과를 확인해야겠지만 순차입금 대비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 지표가 5배 미만으로 유지되지 않으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제는 내실경영=CJ제일제당이 부동산 매각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약 1조3,000억원 정도다. 가양동 땅은 8,500억원, CJ인재원은 528억3,900만원이며 구로공장의 자산 유동화를 통해 얻게 되는 금액은 2,300억원으로 매각 후 재임대 방식인 ‘세일앤드리스백’으로 거래된다. 가양동 부지에 대해서는 8,500억원 외에 내년 초 2,000억원이 추가로 들어온다.

CJ그룹은 조만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임원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임원인사에서는 대규모 승진이 있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반대다. 업계 관계자는 “내실경영에 방점을 두고 임원 수를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돼 내부에서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말했다. 앞서 CJ그룹은 지주사 슬림화에 돌입했다. CJ그룹이 지주사 내 거의 모든 팀을 다운사이징하며 이를 위해 팀마다 상당수 인원을 계열사로 원대 복귀시킨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보유하고 있는 신형우선주 184만주를 두 자녀에게 각각 92만주씩 증여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후계 구도 그리기에 한발 더 나아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형우선주는 10년 후인 오는 2029년에 보통주로 전환된다. CJ그룹 관계자는 “10년 뒤 보통주로 전환되기 때문에 자녀의 지분율은 당장은 영향이 없다”며 “시가 기준으로 1,200억원으로, 이 중 60%인 700억원을 세금으로 납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보리·박형윤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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