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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겨울왕국2’ 이현민, 관객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고 싶었다“

이현민 슈퍼바이저, ‘겨울왕국2’ 안나 총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디즈니에서 여성 슈퍼바이저가 되며, 화제가 된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애니메이션이라는 건 결국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다”고 말했다. 최대한 ‘겨울왕국’ 속 ‘안나’라는 존재가 혼자서 생각하고 느끼는 캐릭터로 표현하도록 노력했다.

지난 7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속 주인공 안나의 뒤에는 이현민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가 있다. 그는 2009년 ‘공주와 개구리’를 시작으로 ‘곰돌이 푸’, ‘주먹왕 랄프’, ‘모아나’, ‘겨울왕국’ 등 전 세계를 사로잡은 다양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기여해 왔다. 특히 이번 ‘겨울왕국 2’에서는 ‘안나’ 캐릭터의 비주얼 개발을 비롯한 전반적인 작업을 맡아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넣은 주역이기에 국내 팬들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선사하고 있다.





영화 ‘겨울왕국 2’는 숨겨진 과거의 비밀과 새로운 운명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엘사’와 ‘안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특히 ‘겨울왕국’ 시리즈가 앞선 디즈니 시리즈의 전형적인 공주 모습을 탈피하고 용기 있는 자매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은 더 높게 평가 받는 대목이다.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변화의 시기에도 서로를 믿고 사랑하고 의지하며 한층 성장해가는 캐릭터들을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관전포인트를 짚었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을 포용하고 돕는, 그런 모습이 ‘안나’의 능력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안나’가 ‘엘사’와 자매로서 어떻게 서로를 사랑하고 이어져 있는지 그 커넥션을 보여드리는데 중점을 두었다”며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전했다.

“디즈니는 무엇보다 폭넓게 이끌어낼 수 있는 공감대, 몇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덕목들에 집중해서 만든다. 시대에 따라 반영하는 부분들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결국 사람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한다는 가치가 바탕에 깔려있다. 엘사와 안나도 자신이 왕이나 공주라는 점에 매이지 않고 자신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따라 움직이고 살아간다.”

여기에 이번 작품에서 가장 공들인 장면에 대해서는 “항상 씩씩하고 밝은 ‘안나’가 힘든 고비를 극복해가는 과정에 많은 신경을 썼고, 이 모습을 통해 관객분들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작업했다”고 전했다.

왈가닥이며 밝고 씩씩한 이미지가 강한 안나에 대해선, “앞에 서는 것이 중요 한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줄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할 거다. 그런 면을 잊지 않으면서도 두려움을 알게 되고 내면의 힘을 깨닫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고 중점 포인트에 대해 전했다. 이번 ‘겨울왕국2’에선 소중한 것들이 사라졌을 때 내면의 힘을 믿고 스스로 일어나는 안나를 만날 수 있다.





“1편에서 안나는 외롭지만 혼자 씩씩하게 자라왔다. 잃을 게 없던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엘사가 위험해졌을 때는 겁 없이 용감하게 뛰어들었다. 1편이 끝날 때 안나는 평생 소원하던 모든 걸 가지게 됐다. 사랑하는 가족인 엘사를 비롯해 올라프와 스벤 등 새 친구, 사랑하는 남자친구 크리스토퍼, 그리고 아렌델 왕국까지. 이젠 잃을 게 많아졌다. 2편에서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걱정하는 안나, 소중한 것들이 사라졌을 때 내면의 힘을 믿고 스스로 일어나는 안나 등을 보여주려 했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엄청나게 좋아했다는 그는 ‘꿈의 직장’인 디즈니에 입사했다. 제니퍼 리 감독이 이현민의 어머니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 할 정도로 이현민씨를 적극 응원해준 이는 그녀의 어머니이다. 대입 수능시험을 치른 뒤 모친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가족들과 떨어져 미국에서 홀로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끝에 디즈니에 입사한 역경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영화의 끝 부분쯤에 들을 수 있는 ‘쇼 유어셀프(Show Yourself)’ 노래가 나오는 시퀀스는 이현민 슈퍼바이저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어렸을 때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너무 좋아했다. 그런데 주변에 그런 일을 하는 사람도 없었고 그땐 인터넷도 발전하지 않아 정보를 얻기 어려웠고 애니메이터라는 직업도 잘 몰랐다. 그런데 어떻게든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는 일부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내가 고3 때 위암 판정을 받았는데 수능을 보고 한국의 대학교에 특별전형으로 붙는 것까지 보시고 그 해 12월에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아프시다는 말을 듣고 애니메이터란 꿈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병사에 계신 어머니가 극구 반대하셨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에서 만화 관련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어머니가 응원해주셨다. 영화에서 엘사와 안나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각성하게 될 때 이들에겐 이미 부모님이 안 계신다. 하지만 자매는 간접적으로라도 돌아가신 어머니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영화 속 그 장면이 뜻 깊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애니메이터는 자기 내면과 주변 지인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최대한 사실적으로 와 닿는 캐릭터를 만들려고 노력한다”며 ‘나도 언니가 있는데 언니의 활달하고 밝은 모습에서 (안나 캐릭터의) 영감을 받았다고 발랄하게 말을 이어갔다. 애니메이터를 꿈꾸는 청춘들에게 전하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감정과 캐릭터에 한계를 두지 않고 자유롭게 생명력을 불어넣길 바란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추구해가셨으면 좋겠다. 저 역시 애니메이션을 향한 애정과 사랑은 늘 변함없다. 늘 새로운 캐릭터와 장면을 만드는 작업이 여전히 재미있고 즐겁다.”

한편,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 2’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겨울왕국 2’는 개봉한 지 17일째인 지난 7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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