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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1,000명 채용"...위메프 '큰 그림' 뭘까

거래액 4년만에 1.6조→5.4조 껑충

수익구조 개선에 지속가능성 커져

NXC·국내 PEF서 투자유치 성공

MD 대규모 충원 통해 '공격경영'

배송 탈피 기획·가격 차별화 전략





이커머스 업계가 무제한 출혈경쟁의 늪에 빠진 가운데 위메프가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한 데 이어 상품기획자(MD) 1,000명 신규 채용을 선언하면서 그 배경이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각자도생에 나선 가운데 위메프는 ‘버티기’가 아닌 ‘공격경영을 통한 돌파구 만들기’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위메프는 12일 경력사원 공개채용을 시작으로 내년 연말까지 약 1년간 1,000명의 MD를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화점·마트·홈쇼핑·이커머스 등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유통업계에서 1년에 1,000명의 MD를 신규 채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위메프가 처음이다. 이번 채용이 마무리되면 위메프는 국내 최초로 네자릿수 MD를 보유한 유통기업(단일기업 기준)으로 올라선다.

위메프가 이같이 깜짝 놀랄만한 채용 계획을 발표한 것은 공격경영이라는 큰 목표를 세웠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메프는 최근 수년간 거래액을 급속히 늘리는 동시에 적자 규모를 줄여 나가는 데 성공했고 이제야말로 공격경영을 통해 G마켓, 쿠팡 등 대형 이커머스와 맞붙을 때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롯데, 신세계 등 기존 유통공룡이 키우고 있는 이커머스의 추격을 뿌리치는 것도 중요한 시기다.

실제로 위메프는 지난 2014년 1조6,000억원 선이던 거래액을 2018년 5조4,000억원까지 늘리며 급성장했다. 반면 적자는 2015년 1,424억원이던 것을 지난해는 390억원까지 줄였다. 여기에 올해 9월 넥슨코리아가 위메프 지주사인 원더홀딩스에 투자한 3,500억 원 중 2,500억 원이 위메프에 지급됐고 이달에는 국내 사모펀드인 IMM인베스트먼트가 원더홀딩스를 통해 위메프에 1,200억 원을 투자했다. 수익구조 면에서 체질을 개선한 데다 자본까지 3,000억 원 이상 확충하면서 공격경영에 닻을 올렸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공격경영의 첫 조치를 ‘MD 확충’으로 정한 것은 위메프의 전략이 그대로 나타나는 대목이다. 로켓배송(쿠팡)이나 스마일배송(G마켓·옥션), 쓱배송(SSG닷컴) 등과 같이 배송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가치를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상품과 가격 면에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게 위메프의 전략이다.



전통적인 유통업체의 MD들은 우수한 상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확보해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일을 한다. 이커머스의 MD들은 여기에 더해 실시간으로 시장을 지켜보며 소비자에게 쿠폰을 부여하고 할인을 추가해 경쟁사와 싸우는 역할을 한다. 위메프는 여기에 더해 더 다양한 ‘특가 딜’을 기획하기 위해 MD를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특가 딜을 준비하려면 협력업체를 만나 가치 있는 상품을 기획하고 가격과 물량 등을 쉼 없이 협의해야 한다”면서 “이런 역할을 할 사람이 바로 MD이기 때문에 대규모 채용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위메프 MD는 330명 선이다. 여기에 1,000명을 추가한다는 것은 앞으로 어마어마한 수준의 특가 딜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위메프는 지난 9월 투자 유치 후 △판매수수료 4% 적용 △서버비 면제 △1주 후 대금 정산 △소상공인 전용 기획전 노출 등 지원 등 파격적 혜택을 내세워 11월 한 달에만 4,000개 이상의 신규 파트너사를 확보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늘어난 거래선 네트워크에 실력 있는 MD를 붙여 궁극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모두 특가에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경력 MD는 오프라인 유통 경력자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면서 “무한경쟁 상황의 이커머스 시장에서 소비자를 사로잡으려면 다방면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의 폭넓은 시야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서는 내년 이커머스 업계에 어떤 식으로든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쿠팡은 적자 규모를 감안했을 때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비전펀드로부터 받은 30억 달러 투자가 곧 소진될 것으로 보이며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티몬은 내년 월 단위 흑자 실현을 계기로 본격 매각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위메프가 올 들어 두 건의 투자를 유치한 것은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위메프가 생존을 넘어 지속가능 기업으로서의 손익구조를 갖출 것이라고 시장이 평가했다는 것이다. NXC의 투자는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넥슨의 게임 개발에 참여하기로 한 것과 맞물린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사모펀드인 IMM의 투자는 순수한 ‘수익 창출’ 개념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에 밀려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평가를 받던 위메프와 티몬이 버티기에 성공했다고 시장이 평가하는 단계”라면서 “위메프는 소비자 가치 창출을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 티몬은 흑자 실현 후 매각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동희 위메프 영업본부장은 “투자유치로 자금을 충원한 만큼 사람과 파트너사에 투자하겠다”면서 “고객들에게 더 큰 가치를 드리고 이에 힘입어 기존 성장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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