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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경찰관] "피해자 진술 귀 기울여 듣다보면…숨은 교통사고 보험사기 드러나죠"

박정일 영등포署 교통조사계 경위





중고 수입차를 타고 다니며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 스물네 차례에 걸쳐 보험금 1억4,600만원을 수령한 20대 남성이 지난 8월 경찰에 검거됐다. 피의자를 검거한 경찰은 박정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경위. 15년째 영등포서 교통조사계에 몸담고 있는 박 경위는 사고 영상을 확인하던 중 고의사고로 의심되는 장면을 포착했고,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사고가 여러 번 발생했다는 사실에 주목해 수사를 벌인 끝에 피의자를 붙잡았다.

박 경위가 이 같은 교통사고 보험사기범을 검거하는 건 흔하지 않은 일이다. 보통 보험사기는 교통조사계가 아닌 교통범죄수사대와 경제범죄수사팀에서 맡기 때문이다. 박 경위도 처음에는 ‘교통조사계 소속이 왜 보험사기범을 잡느냐’는 얘기도 들었다. 교통조사계에서 수년간 쌓아온 전문성을 토대로 일반 교통사고뿐 아니라 보험사기 사건까지 다루며 실력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박 경위의 역할은 수사에서 자칫 놓칠 수 있는 사각지대의 교통범죄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는 “수사대는 보통 보험사에서 보험사기 의심 사례를 수집해 수사의뢰를 하는 것을 받고 착수한다”면서 “교통조사계에서 하는 교통범죄 수사는 인지수사에서 시작되고, 직접 폐쇄회로(CC)TV를 장기간 분석하고, 피해자 진술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통사고 조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박 경위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교통범죄수사대에서 피의자를 검거하면 보험사기액이 많게는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반면 교통조사계가 맡는 사건은 많아야 수억원대여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아쉬움도 피해자가 찾아와 도움을 요청할 때면 금세 사라진다고 한다. 박 경위는 “교통조사를 하며 피해자 진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며 “자신의 피해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때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귀 기울여 듣다보면 사건의 실마리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동료 직원들의 인식이 서서히 바뀌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그는 “보험사기범을 잡는 교통조사계 경찰을 낯설어하던 동료들도 이제는 파트너로 인정해주는 것 같아 고맙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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