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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24시] 1인당 소득 1만弗시대 연 中경제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中, 선진경제 단순 모방 넘어

체계화·창조 단계로 진화중

중산층 늘고 고소득군 두터워져

韓기업, 中소비시장 개척 절실

※ 한반도 24시 필자로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새로 합류합니다. 정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현대중국학회 창립회장,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중국 중구공상학원(CEIS) 및 와세다대 교환교수, 주중국 한국대사관 경제공사,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겸 대외경제분과 의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중국은 오는 2020년을 기해 1인당 소득 1만달러 시대에 살게 된다. 대단한 일이다. 본격적인 경제개발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던 지난 1978년 1인당 소득이 200달러에 불과했었다. 사실 많은 개발 국가들이 산업화를 통해 1인당 소득 1만달러를 목표로 삼고 있었다. 중국도 대국으로서 국내총생산(GDP) 1조달러 클럽가입, 1인당 소득 1만달러를 목표로 추구했다. 원래 1인당 소득 1만달러 달성은 2050년 정도로 잡고 있었다. 이를 감안한다면 무려 30년을 앞당긴 것이다. 1조달러 클럽은 1998년에 달성했다. 1인당 소득 1만달러 시대는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나라가 25년 전 1만달러를 달성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됐다. 그 이후 우리 경제의 궤적을 따라가 본다면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 대체로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중국의 전통적인 산업화가 완성됐다. 필요한 물품을 거의 다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발전의 경로는 선진경제의 모방, 체계화, 창조의 단계로 연결된다. 중국은 더 이상 모방 경제가 아니다. 외국인 직접투자를 대대적으로 받아들여서 세계의 공장 역할에 머물었던 시대는 마감했다. 중국이 2018년부터 세계수입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이 상징적이다.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더욱더 체계화시키는 작업에 몰두할 것이다. 또한 ‘기술입국’이 발전의 핵심축이 될 것이다. 미중 관계의 갈등도 결국은 기술경쟁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중국의 소비계층이 훨씬 다양화되고 소비자 권익이 올라갈 것이다. 과거 미국 경제의 예로 보더라도, 중산층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뿐 아니라 고소득군이 훨씬 더 두터워질 것이다. 필자의 단순 추정으로는 상위 5%에 해당하는 인구 7,000만명은 이미 1인당 소득이 7만달러 이상을 구가하고 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우리보다 훨씬 더 잘 산다. 이들이 세계 명품시장을 휩쓸고 있다.



결국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을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판단된다. 익히 알려진 기업부채의 과다, 그림자 금융 잔존이 문제시된다. 최근 들어 일부 지방 국유기업, 도시은행의 파산위기가 대두되고 있다. 중국이 총체적 경제위기에 빠지는 것은 외환위기와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상정해볼 수 있다. 외환위기는 가능성이 낮다. 또한 14조달러 경제는 부분적인 기업이나 금융기관 도산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 투자 주도에서 소비 주도 경제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이유다. 최근 대도시 지역의 1인당 2만~3만원 정도의 잘나가는 식당은 예약이 잘 안 될 뿐 아니라, 약 30분은 기다려야 한다는 중국 출장자들의 얘기가 빈말이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성장률 6%대 붕괴를 중국경제 위기로 인식하지 말았으면 한다. 지난 40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9.4%나 달해 중국의 고성장에 익숙해진 게 사실이다. 사실 14조달러 경제에 6% 성장은 8,400억달러어치의 부가가치 증가가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절반, 네덜란드 경제가 하나씩 탄생해야 한다. 중국 6% 성장이 깨져 불안하다느니 하는 논쟁은 의미가 없어졌다. 일부 독자들은 너무 장밋빛 평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질지도 모른다. 엄연한 진실이다.

문제는 우리 기업의 인식체계다. 우리 기업은 오퍼상만 있느냐는 자조 섞인 푸념을 했었다. 아직도 기업인들이 중국시장의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규모에 겁먹거나, 과거의 인식에 정체하고 있는 것 같다. 귀가 따갑도록 얘기하지만, 소비시장 개척이 우리 경제의 중요한 돌파구다. 중국인은 제품이 뛰어나거나, 독특하고 희소한 고가품이거나, 가성비가 높다면 구매에 적극적이다. 시장은 변덕스러울 정도로 광속도로 변한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야 할 이유다. 한때 우리의 승용차·휴대폰·화장품이 잘 나갔다. 지금은 퇴조세다. 앞에서 열거한 세 가지 강점이 없다면 중국의 소비시장을 뚫기가 어렵다는 데 우리 기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2020년에는 중국시장에서의 새로운 승자기업의 출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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