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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 7나노 초미세공정 적용...글로벌 경쟁 독주 굳힌다"

[창간60주년 기획-대한민국 경제 돌파구 초격차]

<1>이것이 초격차

■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축구장 70개보다 넓은 화성캠퍼스 1~2월 본격 가동

7·6나노 이어 올해 5나노기술 제품까지 양산 추진

반도체 핵심은 융합...소재·장비·설계업체 협력 강화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인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극자외선(EUV) 전용 생산라인. 삼성전자가 60억달러를 투자한 이 생산라인은 올해 초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해 12월27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극자외선(EUV) 전용 생산라인 건설 현장. 지난 2018년 2월 착공한 이 생산라인은 현재 조경·외벽 등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총 연면적은 약 54만㎡로 축구장 70개를 합친 것보다 넓다. 삼성전자가 초격차의 기반인 EUV 공정 건설 현장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서울경제가 처음이다.

EUV 전용 생산라인 앞에는 반도체 제조장비를 실은 무진동 트럭들이 줄지어 대기해 있다. 작업자들은 트럭에서 설비를 내려 생산라인의 설비 반입구로 옮기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작업자들이 옮기는 장비의 박스에는 ‘ASML’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찍혀 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만든 최신 EUV 장비의 일부다. 이 장비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첨단 스마트폰과 서버·네트워크·슈퍼컴퓨터 등에 쓰일 가장 진보한 반도체를 만들려면 차세대 EUV 기술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1993년 이후 26년째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를 독주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최첨단 기술인 EUV를 앞세워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며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격하게 수요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목표인 더 작고, 더 전력이 적게 소모되는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경쟁에서 EUV는 꼭 필요한 최첨단 기술”이라며 “EUV 전용 라인 가동은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를 하겠다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위한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V 전용 생산라인에 ‘반도체 코리아’의 미래가 달린 셈이다.

삼성전자는 EUV 전용 생산라인에 60억달러(약 6조4,000억원)를 쏟아부었다. 이 라인은 시험생산을 거쳐 올 1~2월께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반도체 기술의 승패는 크기에 있다. 지름 300㎜ 웨이퍼 한 장에 누가 더 미세한 회로를 그려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하느냐에 경쟁력이 좌우된다. EUV 공정은 웨이퍼에 극히 미세한 회로를 인쇄한다.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이용해 회로 패턴을 새겨넣는 EUV는 기존 공정에 적용하고 있는 불화아르곤(ArF) 광원보다 파장이 훨씬 짧아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 초격차 유지를 위한 핵심 무기로 EUV를 선택한 이유다.

삼성전자의 초격차는 미세공정 기술력이다. 반도체 미세공정을 분류할 때는 반도체 칩 회로의 선폭을 뜻하는 ‘나노미터(㎚)’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1m로 사람 머리카락 대비 1만분의1 굵기다. 업계에서는 7나노미터나 5나노미터 이하의 반도체 생산 공정부터는 EUV 장비가 필수적이라고 본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의 미세화는 10나노미터대 중반에 머물러 있는 반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10나노미터 이하 경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7나노미터 파운드리 공정부터 EUV를 적용해 경쟁 업체와의 격차를 벌려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EUV를 적용한 7나노미터 제품 양산에 들어가며 최첨단 미세공정 기술에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EUV를 7나노미터 공정에 적용하면 기존 10나노미터 공정 대비 동일한 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가 40% 늘어난다.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업체 중 7나노미터 이하 미세공정에 진입한 업체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두 곳뿐이다. 130나노미터급 파운드리 공급 업체가 22곳임을 감안하면 7나노미터 기술의 난도를 짐작할 수 있다. EUV 공정을 양산에 적용하고 있는 곳도 삼성전자와 TSMC 두 업체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 선두업체인 TSMC에 점유율로는 밀리지만 EUV 초미세 공정에서는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운드리 시장 3위 업체인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는 7나노미터 공정 진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고 5위인 중국 SMIC는 14나노미터도 아직 양산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EUV를 활용한 초미세화 목표는 이미 7나노미터 더 아래에 맞춰져 있다. 삼성전자는 7나노미터에 이어 6나노미터 제품도 지난해 양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5나노미터 공정 개발도 성공해 올해부터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5나노미터 공정 기술은 7나노미터에 비해 로직 면적과 소비전력은 각각 25%, 20% 낮추고 성능은 10% 높여준다.

삼성전자는 EUV 공정을 장기적으로 D램에도 적용해 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핵심은 융합인 만큼 소재·장비 공급업체 및 설계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관련 생태계 조성 등 개방형 혁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박종우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그룹장은 “반도체 신기술 개발이 점차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에서 한계를 뛰어넘어 생산성과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차별화 기술이 바로 EUV”라며 “삼성전자가 EUV 공정을 선도하는 것은 반도체연구소를 중심으로 공정기술을 미리 준비해 기술이 성숙하고 기회가 왔을 때 곧바로 상용화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화성=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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