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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갑' 된 조합...정비사업 발빼는 건설사

"공사비는 낮추고 최고급 단지로"

무리한 요구에 수주 포기 잇따라

홍은13구역·갈현1구역에 이어

강남 재건축인 한신21차도 유찰

업계 "결국 시간이 돈인 조합 손해"





“조합에서 요구하는 공사비 수준을 감안하면 사실 사업성은 거의 없습니다. 입지에 따른 상징성과 홍보 효과 정도를 노리는 수준입니다.”

서울의 한 재개발 사업 수주를 검토 중인 대형건설사 A사 관계자는 해당 사업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때 미분양 우려 없는 알짜 사업지로 대형 건설사들의 각축장이었던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건설사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심지어 ‘불패지역’으로 여겨진 강남에서도 입찰 포기 사례가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정비사업의 ‘갑’이 된 조합들이 공사비를 턱 없이 낮추자 건설사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 지역 재건축 단지에서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1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서울 서초구 신반포 한신21차 재건축에는 입찰서를 제출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어 유찰됐다. 앞선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사들이 대거 참석하며 관심을 보였지만 정작 입찰에 나선 곳이 없었다.



같은 달 진행된 서초구 방배삼익 재건축은 2차 입찰에도 대림산업만 참여하면서 단독입찰로 유찰이 결정됐다. 신반포15차는 공사비 문제로 대우건설의 시공사 자격을 박탈했지만, 업계에서는 ‘새롭게 나설 건설사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유찰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강북도 사정은 비슷하다. 총 공사비 1조원 규모로 ‘강북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관심이 높았던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은 지난 9일 재입찰 마감까지 롯데건설만 참여하면서 또 다시 유찰이 결정됐다. 수주전에 나섰던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고심 끝에 발을 뺐다. 6일 입찰 마감한 서울 서대문구 홍은13구역은 HDC현대산업개발만 입찰에 응하면서 역시 유찰됐다.

건설업계에서는 ‘사업성 부족’ 현상이 나타나게 된 배경에는 조합의 무리한 요구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에서 미분양 가능성은 거의 없어 공사비를 떼일 우려는 없지만 조합들이 ‘단지 고급화’를 요구하면서도 공사비는 낮추도록 요구하고 있어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재·마감 등을 최고급 단지 수준으로 요구하면서도 공사비는 감액하고, 법령 위반을 감수하면서까지 특화설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상징성’ 차원에서 타산이 맞지 않는 사업도 참여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제는 수익이 확실치 않은 사업장은 규모가 커도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 됐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결국 조합들의 무리한 요구로 건설사 참여가 불가능해진다면 시간이 돈인 조합에게 더 큰 손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밝혔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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