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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시장 수직계열화 가속화…'공룡 톱3'로 재편되나

전통 콘텐츠 강호 CJ그룹 건재 속

카카오 M, 공연 제작으로 영역 확장

제이콘텐트리도 비에이엔터 등 인수

영화·드라마·제작 플랫폼 구조 갖춰

대기업 편중...문화 다양성 발목 우려





영화를 비롯해 방송, 공연 등 국내 콘텐츠 시장이 본격적인 대형 산업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콘텐츠 업계의 수직계열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수 년 새 대형사들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가 이어지면서 불과 10년 전까지도 중소 규모의 드라마, 영화, 공연 제작사가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콘텐츠 업계의 생태계가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제작·방송·배급·극장·공연·매니지먼트까지 전방위로 아우르는 전통적인 ‘콘텐츠 공룡’ CJ그룹의 뒤를 이어 최근에는 카카오(035720)M과 제이콘텐트리(036420)가 공격적인 영역 확장에 나서면서 장차 콘텐츠 시장이 ‘3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최근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카카오M이다. 음악을 비롯해 드라마, 영화까지 무서운 속도로 영역을 넓히더니 지난해 말에는 공연 제작 중견기업인 쇼노트를 인수했다. 쇼노트는 ‘벽을 뚫는 남자’ ‘젠틀맨스 가이드’ 등 독특한 장르의 뮤지컬 등을 비롯해 가수 이소라와 YB, 몬스타엑스의 콘서트 등을 제작하며 다양한 영역에서 라인업을 구축해 온 회사다. 카카오는 지난해 뮤지컬 제작사 EMK와의 협업으로 카카오톡과 음악 플랫폼 멜론과 연계해 ‘웃는남자’ 예매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사실상 공연업계 진출을 어느 정도 예고해 왔지만, 카카오M의 이번 M&A는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카카오M은 이에 앞서 이미 이병헌, 김고은 등이 소속된 비에이치엔터테인먼트와 전도연, 공유 등의 소속사인 숲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드컴퍼니(김태리, 이보영 등 소속)등 여러 매니지먼트사를 비롯해 영화 제작사 월광과 사나이픽쳐스를 인수하며 왕성한 ‘먹성’을 과시해 왔다. 지치지 않는 M&A 행진에 일각에서는 카카오M이 ‘한국판 넷플릭스’를 지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20분 내외의 짧은 콘텐츠를 선보이게 될 모바일 방송 ‘톡tv’라는 플랫폼까지 성공하게 되면 ‘한국판 넷플릭스’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는 것이다.

제이콘텐트리 역시 지난해 말 영화 제작사 비에이엔터테인먼트와 퍼펙트스톰필름을 인수하며 ‘콘텐츠 공룡’을 향해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비에이엔터테인먼트는 ‘최종병기 활’, ‘터널’, ‘범죄도시’, ‘악인전’ 등을 제작한 회사이며, 퍼펙트스톰필름은 하정우와 그의 동생 김영훈, 강명찬이 설립해 ‘싱글라이더’, ‘백두산’ 등을 제작한 회사다. 제이콘텐트리는 지난해 4월 드라마와 영화 제작사인 필름몬스터도 인수했다. 자회사인 제이티비씨콘텐트허브에 속한 드라마 사업부 드라마하우스까지 포함하면 제이콘텐트리는 총 4개의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 제작사를 거느린다. 극장 메가박스와 관계사인 방송사 JTBC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드라마 콘텐츠 제작, 극장, 방송이라는 플랫폼까지 외형적으로는 CJ 그룹과 흡사한 구조를 갖춘 셈이다.



이처럼 일부 대형사들 중심으로 수직계열화가 가속화되고 콘텐츠 시장이 재편되는 데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콘텐츠가 한국 미래 먹거리”라고 직접 강조할 정도로 콘텐츠 시장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산업의 파이를 키우고 질적 성장을 이루려면 대기업의 자본력은 필수다. 디즈니와 넷플릭스가 세계적인 콘텐츠 강자로 우뚝 선 데는 막대한 자본의 힘이 있었다. 이 때문에 중소 제작사와 대기업의 M&A가 적잖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화와 드라마 등이 중소 회사에서 제작되다 보니 큰 산업으로 발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면 고도화된 비즈니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문화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수직계열화 구조가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맛’을 가진 제작사라는 평가를 들었던 쇼노트나 독특한 장르와 소재로 관객들을 끌어들였던 월광, 사나이픽쳐스, 비에이치엔터테인먼트, 퍼펙트스톰필름 등이 대기업 산하에서 이전과 같은 독창적 작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또 수익창출 효과가 떨어지는 매니지먼트 사업 인수로 계열사 연예인들의 소위 ‘끼워팔기’ 캐스팅 등의 관행이 적용되면 적잖은 부작용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형사들이 앞다퉈 매니지먼트, 제작사 등을 인수하는 것은 지적재산권 확보가 최대 목적”이라며 “매우 독특한 구조를 갖는 영화 제작 산업이 IT 기업 등과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는 불투명하다” 라고 지적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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