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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英 요크





2001년부터 개봉한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면 마법 학교 학생들이 책이나 빗자루, 마법 지팡이 등을 사러 다니는 ‘다이애건 앨리’가 나온다. 주인공 해리도 지팡이 등을 이곳에서 쇼핑한다. 이 거리의 실제 배경은 영국 북부 도시 요크(York)의 ‘섐블스’ 골목이다. 런던 킹스크로스역으로 등장하는 곳의 실제 촬영 장소도 요크역이다. 지금도 요크지역 곳곳은 스크린에 종종 등장한다. ‘영국의 피렌체’라고 불릴 정도로 중세도시의 원형이 잘 남아 있어서다.

중세 초까지 침략과 파괴·재건이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도 요크의 성벽과 성문·교회유적 등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중 하나로 꼽히는 요크민스터로, 내부의 휘황찬란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압권이다. 13세기에 다시 축성된 클리퍼드타워(요크성) 역시 도시를 둘러싼 성곽이 거의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 로마와 바이킹을 넘나드는 다양한 유적만큼이나 요크의 역사는 파란만장하다.



71년 로마가 켈트족을 몰아내고 이곳에 요새와 성벽(에보라쿰)을 쌓아 북부 군사 거점으로 삼았다. 그만큼 여러 세력이 다투던 치열한 전장이었다. 로마가 400년께 철수한 뒤에는 앵글로색슨족이 통치했으나 867년 바이킹족에 넘어갔다. 그때 요르비크(Jorvik)왕국이 세워졌고 이게 요크의 어원이다. 요크는 다시 미국으로 전해져 뉴욕이 탄생했다. 1664년 영국-네덜란드 전쟁에서 승리해 당시 뉴암스테르담에 입성한 제임스 2세가 새로운 요크라는 의미로 뉴욕으로 바꿔 불렀다고 한다.

중세 이후 요크지역은 양모와 석탄산업을 기반으로 번영을 누렸다. 산업혁명 시기에도 철강 등 중공업이 발달하면서 영국 상공업의 중심지가 됐다. 정치적으로는 노동당의 텃밭이었다. 하지만 중후장대 산업이 쇠퇴하면서 경제가 위축되자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 총선에서 보수당이 요크지역 의석을 상당수 탈환했다. 여기에 고무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런던에 있는 상원의사당을 요크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성사 여부는 두고 볼 일이지만 한가지는 분명한 것 같다. 어느 나라나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라는 것이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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