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하면 사용자의 업무 효율과 속도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기반 AI로 만들어낼 새로운 시장을 위해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돼야 합니다.”
미래학자인 차원용(60·사진) 아스펙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은 최근 KAIST 도곡캠퍼스에서 열린 창조경제연구회(KCERN) 포럼 후 서울경제와 만나 “클라우드 각각의 모듈에 AI를 연결하는 서비스형 시스템이 10년 내 플랫폼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차 소장은 국가과학기술심의위원회 전문위원, 전자정부 민관협력포럼 위원, 국제미래학회 과학기술위원장 등을 지낸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다. 국책과제 등 보고서만 200여편을 쓴 그가 지난 2014년 유명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함께 집필한 ‘상상, 현실이 되다’는 과학기술 분야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차 소장은 클라우드 기반 AI를 우리 ICT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전망했다. 그는 “클라우드 서비스형 AI는 이미 IBM·구글·아마존 등 ICT 공룡들이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도 서둘러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기반 AI는, 예를 들면 엑셀 같은 오피스 도구 모듈에 개별 AI를 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AI가 사용자의 작업행동 등을 분석해 자주 사용하는 문서도구를 알려주거나 관련 자료를 추천해주는 식이다. 전자상거래에도 도입되는 추세로 지난해 알리바바와 페이스북은 클라우드AI 공동개발을 선언했다.
차 소장은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해 클라우드의 단점인 데이터 지연을 줄이는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과 클라우드를 연결하는 기술 개발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 분야에서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한다면 우리나라도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술 개발과 투자에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AI 1등 국가 실현에 예산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정부가 제대로 기술 개발에 발 벗고 나선 사례인 만큼 고무적”이라며 “다만 계획대로 추진되도록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공주사범대를 졸업한 뒤 일선 교사로 근무했다. 삼성그룹 계열사에도 입사한 그는 본격적인 미래기술 연구의 꿈을 키우기 위해 퇴사 후 연구소를 차렸다. 지금도 기술서적을 탐독하고 스마트폰 연산칩 특허까지 분석한다고 소개한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기술 흐름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AI가 발전한 분야로 AI스피커를 꼽지만 여전히 특정 사용자의 목소리를 구분하지 못하고 지식수준별 대응에도 미숙하다”며 “미국이 사람의 지성을 파악해 응대하는 AI스피커를 개발하고 있는 점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인 CES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국·중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이 참가해 기술 수준을 알리는 것을 보면 우리의 ICT 미래가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라며 “올해는 AI·클라우드 등 ICT에 중요한 해인 만큼 기업들이 미래 10년을 내다보고 연구·투자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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