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고용 요구’ 비정규직 요구에... 가스公 노조 “勞-勞 갈등 조장 말라”

비정규직 노조 ‘직접고용’ 요구에

가스公 제 2 노조 “폭력·구태의연 행태...

정치투쟁 변질 우려, 사측 강력 대응해야“ 성명

한국가스공사비정규지부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청와대 앞에서 직접고용 촉구 무기한 파업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가스공사 제2 노조가 사측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사장실을 점거하는 등 농성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노조에 ‘노(勞)-노 갈등을 조장하지 말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이 노사갈등을 포함해 노-노 갈등까지 유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스공사의 제 2 노조인 ‘더 코가스’는 11일 ‘가스공사의 고용안정 문제가 정치 투쟁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더 코가스는 성명서에서 “공사 역사상 처음 불법적으로 우리 일터를 점거한 외부인에 의해 가스공사 직원이 폭언과 폭력으로 위협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번 사장실 점거 과정에서 보여준 구태의연한 방식과 폭력적인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라”면서 “민주노총과 관계자들은 우리의 일터를 정치투쟁의 장으로 만들지 말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가스공사의 제1노조인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한국가스공사지부’ 역시 이날 “우리 지부 비정규직 전환에 대해 ‘고용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타 사업장 실태조사를 통해 직고용에 따른 노동자 간 극심한 갈등 등 문제점을 비정규직 지부에 충분히 설명해왔다”며 비정규직 노조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날 가스공사 노조의 성명은 민주노총 산하 가스공사 비정규지부 소속 노조원들이 전날 대구 신서동 가스공사 본사 사장실을 기습 점거한데 이어 무기한 파업에 착수한 데 따른 것이다. 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가스공사비정규지부 소속 노조원 90여명은 전날 가스공사 본사 8층 사장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는 정부지침을 준수해 노사전문가협의회에 임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근무 중인 전환 대상자들을 대량 해고할 수 있는 안을 마련해 협의에 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노조 측은 본사의 직접고용, 별도 심사절차 없는 전원 고용 승계, 만 65세 정년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해고자 없는 직접고용 역시 요구사항이다.

그러나 가스공사 측은 비정규직 노조 측의 요구가 무리한 수준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직접고용 시 공개경쟁 채용과 정년 60세 등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면 정규직 전환 대상자 가운데 60세 이상 근로자 150여 명은 퇴사해야 한다. 정년이 오히려 5년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과 경영상황 등을 고려해 파견 및 소방직 같은 생명·안전분야는 직접고용으로, 그 외 직종은 자회사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직접고용 직종에 대해서는 공개경쟁채용을 실시하되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는 가점 부여 등을 통해 전환 대상 비정규직 근로자의 보호조치도 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조양준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