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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에 기술력 뒤진 日...선박 건조 접을 위기

[日, 韓조선 발목잡는 이유 보니]

'현대重·대우조선해양 합병' 제소

韓조선 입지 악화시키려는 의도

선박 대형화 등 체질개선도 역부족

미쓰비시, LNG선 건조 포기 선언





일본 정부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을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한 배경에는 한국의 조선산업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NG(액화천연가스)선을 비롯한 대형선종에서 한국과의 기술력 격차를 좁히지 못한 일본이 국가적인 분쟁을 감수하면서까지 한국 조선산업의 입지를 약화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13일 ‘기술력의 한계로 폐업 중인 일본 조선업’ 보고서에서 “한국 조선업을 견제할 목적으로 2012년 합병으로 탄생한 일본 조선소 JMU(재팬 마린 유나이티드)는 올해 초 신조선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며 “미쓰비시 중공업은 일본 최대 조선소 이마바리 조선과 손잡고 초대형 컨테이너선 기술 제휴를 협정해 한국 조선업을 압박하려 했지만 7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선박 건조 사업의 일부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수년 간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한 것이다.

실제 일본은 조선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JMU의 출범은 물론 이마바리와 미쓰비시 중공업의 제휴도 구조조정을 통한 대형화의 일환이었다. 일본 조선업계는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15년 연간 수주량에서 한국을 16년 만에 누르는 성과를 내기도 했었다.



일시적인 성과를 냈지만 근본적으로 한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술 인력을 대거 내친 과거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상선 건조 시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며 1988년 조선업 2차 구조조정에서 많은 설계·연구개발 인력을 내보냈다. 대신 기성품처럼 배를 만드는 ‘표준선’ 개념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대학들은 조선공학과를 없애며 후진 양성의 기회마저 차단했다.

하지만 일본 조선업계의 예상과 달리 선박 건조 시장은 계속 진화했다. 선박 연료와 추진엔진이 달라졌고, 새로운 환경규제는 스마트기술 등 변화를 요구했다. 설계인력이 사실상 거의 없는 일본 조선업계는 이에 적응하지 못했다. LNG선의 경우 일본은 선체에 공 모양의 화물창 여러 개를 실어놓은 형태인 ‘모스’ 타입의 LNG선으로 1980년대를 장악했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선체와 화물창을 일체화한 ‘멤브레인’ 타입을 개발해 격차를 단숨에 따라잡았다. 선주들은 적재용량이 모스보다 40% 더 큰 멤브레인을 선호했고, 한국은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한국 조선업계를 넘어서기 위한 계획의 하나로 지난 2014년 기존 모스 타입에 장착되는 증기터빈의 성능을 20% 개선한 UST(Ultra Steam Turbine)을 장착하는 신형 모스 LNG선(Extreme LNG) 계획을 발표했지만, 설계인력의 한계로 결국 실패했다. 양종서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은 2000년대 들어 선박 크기 대형화 붐, 환경규제 등 시장 변화 요구에 대응하지 못해 한국에 주도권을 뺏겼다”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방해하는 행위는 중하위권 성적의 학생이 상위권 학생의 발목을 잡으려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일본 조선소들이 자국 선사가 요구하는 기술 수준에 미치지 못해 선박 정상인도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본 조선업은 달라지고 있는 세계 조선업의 경쟁 무대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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