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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화 어려운 자산 50% 넘으면 '개방형펀드'로 설정 못한다

[라임 깡통펀드 속출…정부 또 뒷북대책]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의무화…자사펀드간 순환투자 금지

전담중개 증권사만 TRS거래 가능…리스크 관리기능도 강화

운용사 최소유지자본금 미비 땐 즉시 퇴출·손배재원도 적립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성형주기자




비상장 주식이나 전환사채(CB) 등 비유동성 자산 투자 비중이 50% 이상인 펀드의 경우 수시로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로 만들 수 없게 된다. 사모펀드는 전담 중개 계약한 증권사의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와만 총수익스와프(TRS) 거래가 가능하다. 특히 모(母)-자(子)-손(孫) 구조 등 복잡한 투자 구조의 펀드에 대해서는 최종 기초자산과 위험 정보 등에 대한 투자자 정보 제공이 강화되고 한 운용사의 자사 펀드 간 ‘돌려막기(상호 순환 투자)’가 금지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의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사태 이후 불거진 사모펀드와 관련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날 대책을 내놓았다.



◇환매중단 사태 유발… 유동성·복층구조·TRS 손질=금융당국은 앞으로 공모·사모 구분 없이 비유동성 자산 투자 비중이 50% 이상인 경우에는 수시로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로 설정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비유동성 자산은 비상장 주식이나 비상장 주식 관련 사채권(CB·BW), 사모사채 등을 말한다. 라임자산운용이 비유동성 자산에 주로 투자하면서 수시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으로 펀드를 설정하고도 개방형·단기폐쇄형 구조를 선택한 점이 피해를 키웠다는 진단에 따른 조치다. 또 개방형 펀드에 대한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가 의무화되고 테스트 결과에 따라 운용사는 리스크 대응 방안 등 ‘유동성 리스크’ 비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폐쇄형 펀드로 설정해도 펀드 자산의 가중평균 만기 대비 펀드 만기가 현저히 짧은 경우 펀드 설정이 제한된다. 모펀드와 자펀드 형식의 복층 투자구조 펀드를 이용한 규제 회피 시도를 막기 위해 개방형 펀드가 폐쇄형 펀드를 편입할 경우 폐쇄형 펀드 전부를 비유동성 자산으로 분류하도록 했다. 자사 펀드 간 상호 순환 투자도 금지된다. 김정각 자본시장정책관은 “복층 순환투자 펀드 구조는 펀드 운용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손실이 다른펀드로 확산 전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매중단 사태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된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는 무분별하게 멀쩡한 펀드까지 부실펀드에 순환투자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키웠다.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사가 레버리지 목적의 계약시 거래 상대방을 전담 중개 계약을 체결한 증권사 PBS로 제한하고 PBS의 사모펀드 레버리지 리스크 관리 기능도 강화한다. 증권사들이 일종의 대출을 해주는 TRS 계약에 따른 레버리지를 사모펀드 레버리지 한도(펀드 자산의 400%)에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 환매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처럼 부실 펀드가 증권사와 맺은 TRS로 개인 투자자의 피해가 확대되는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운용사 최소자본금 미비 땐 즉시 등록말소=이번 대책에는 자산운용사의 기준요건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운용사의 자본 건전성 강화를 위해 현재 검사와 제재심을 거쳐야만 하는 운용사 등록 취소 대신 최소유지자본금(7억원)과 인력요건(3명) 미비가 확인되면 검사나 제재심 없이 바로 등록말소하는 제도를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김 국장은 “새 제도가 도입되면 통상 1년 이상 걸리던 부실 운용사의 퇴출기간이 1~2개월로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감독당국에 자산운용사를 관리 감독할 수단이 마땅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라 운용사가 위험관리체계를 구축해 이 내용을 집합투자규약에 반영하고 자사 펀드 간 자전거래를 할 때는 신용평가사나 회계법인의 자산 가치 평가를 거치도록 했다. 운용사는 또 앞으로 최소유지자본금에 더해 수탁액에 비례해 0.02~0.03%의 손해배상재원도 적립해야 한다. 감독원에 1년에 한 번 제출하는 펀드 영업보고서 제출주기는 분기로 줄어들고 유동성과 투자구조, 차입현황 보고의무도 신설됐다.

◇투자자에 펀드구조, 유동성 정보 고지해야=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개선안을 통해 운용사와 판매사, 수탁사 및 증권사 PBS 등 각 시장주체의 상호 감시체계 마련에 주력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서 PBS가 운용사와 한 몸처럼 움직이고 수탁사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개선안에 따르면 운용사는 투자자에게 복층 투자구조 등 펀드구조에 대한 정보와 펀드의 유동성 정보, TRS 계약에 따른 선순위 채권자 존재로 인한 손실확대 가능성도 고지해야 한다. 판매사는 사모펀드 판매 시 판매한 펀드가 규약과 상품설명자료에 맞게 운용되는지 점검할 책임을 지게 된다. 문제가 발견되면 운용사에 시정요구를 하고 투자자에게 이를 통지해야 한다. 그간 펀드 재산평가와 기준가격 등 일부 사항만 확인했던 수탁기관은 앞으로 운용사의 위법·부당행위를 감시하며 문제가 포착되면 운용사에 시정요구를 해야 할 의무를 새로 진다. PBS는 사모펀드의 레버리지 수준을 평가하고 TRS 거래 상대방인 증권사 일방의 임의적 조기 계약 종료 시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시장 리스크 및 투자자 피해 방지를 위한 계약 내용도 점검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험자본 공급 등 순기능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부 취약한 운용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해관계자,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오는 3월 중 구체적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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