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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국 57개 '거미줄 영업망'…中企 신남방 가는길 탄탄대로

[신남방 진격하는 K금융]

<6>글로벌 금융동반자 IBK기업은행

베트남 지점 법인전환·'차세대 시장' 미얀마 개척

자금난 겪는 中企에 성장단계별로 맞춤 금융지원

개인대출 고객 북적…현지화 영업 전략 자리매김





프놈펜 중심부의 대형 쇼핑몰 올림피아몰 1층에 위치한 IBK기업은행 프놈펜지점은 월요일 오전부터 대출 문의를 하러 온 고객들로 북적였다. 방문 고객 모두는 현지인으로 한국인 고객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지난 2018년 12월 설립된 기업은행 프놈펜지점이 캄보디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과 고객을 대상으로 현지 맞춤형 영업 전략을 펼친 결과다.

현지 고객의 주요 거래는 대출이다. 경영 인프라가 미비한 현지 중소·영세 기업의 경우 재무제표 등 회사의 경영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아 통상 은행에서 대출 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프놈펜지점 대출 전담 인력들이 이들 업체의 거래 장부를 일일이 분석해 신용도 등 자체 대출심사를 통해 대출을 내주기 시작하면서 현지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출범 1년을 맞은 지난해 말 기준 프놈펜지점의 총자산은 7,953만달러(약 941억원), 대출금은 3,410만달러(약 403억원)에 달했다. 박시정 기업은행 프놈펜지점장은 “개점 11개월 만에 흑자 전환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현지화 영업전략으로 소상공인 중심 대출영업에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은 일찍이 신남방 국가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금융 동반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해외에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할 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지원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다. 기업은행의 동반자금융은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금융 부문을 비롯해 비금융 부문까지 지원하는 게 골자다.

기업은행은 해외 네트워크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부터 안착까지 은행이 함께해 기업들의 자금 공급에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기업은행의 해외 영업망은 지난해 말 기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캄보디아 등 12개국을 중심으로 46개 영업점과 11개의 지점·사무소 등 총 57개에 달한다.

기업은행의 해외 네트워크 가운데 인도네시아 법인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기업은행 설립 이후 최초로 해외 인수합병(M&A)의 결과물을 낸 의미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해 1월 현지 아그리스은행과 미트라니아가은행을 인수했다. 같은 해 8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으로부터 두 은행의 합병을 승인받은 후 9월 ‘IBK인도네시아은행’이라는 명칭으로 법인을 정식 출범했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은 오는 2023년까지 기업은행 전체 해외이익의 25%, 해외자산의 15%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 데스크와 외환 전담부서도 설치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에 금융을 지원하고 현지 중소 금융 1위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또 아그리스와 미트라니아가은행이 보유한 30곳의 영업망도 2023년까지 55개로 늘릴 방침이다.

기업 대상 금융뿐만 아니라 현지 고객 대상 영업도 강화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영업점이 위치한 공단 제조업이 중심인 자카르타와 수라바야·메단·칼리만탄 등 지역 내 위치한 공단 특성을 파악하고 개인 고객을 위한 영업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기업 고객뿐만 아니라 개인 고객까지 유입해 고객 기반을 탄탄히 한다는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지점 2곳의 높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법인 전환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호찌민지점과 하노이지점은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거래 증가로 지점 설립 이후 연평균 4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지점 2곳으로는 기업 수요를 모두 맞추기는 어렵다고 판단, 법인 설립 준비에 착수한 것이다. 베트남 금융법은 지점 수가 2개를 넘길 경우 법인으로 전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앞서 기업은행은 2017년 베트남 금융당국에 법인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정부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2008년 베트남 호찌민에 첫 지점을 개설한 지 10년 만이다.

기업은행은 앞으로도 국내 기업 진출이 활발한 국가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신남방 국가 중 성장 잠재력이 큰 미얀마에 법인 설립을 추진해 신남방 국가를 중심으로 한 동반자금융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미얀마 금융당국에 법인 인가신청서 제출을 완료한 데 이어 3월에 발표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미얀마는 중국과 베트남을 이을 차세대 생산기지로 주목받는 지역이자 중소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국가”라며 “올해 베트남 지점의 법인전환, 미얀마 진출 등도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기업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중소기업 진출이 많지 않거나 진출 규제가 있는 지역은 현지 유수 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현지 금융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16개국에서 17개 은행과 협약 체결하고 해당 은행을 통해 현지금융 1,508건, 4억4,060만달러(약 5,210억원)를 지원했다.
/프놈펜=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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