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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효과'에 신용대출 꿈틀...2년來 최대폭 증가

부동산 대출규제 강화에 수요이동

6개銀 잔액 122조...전년比 12%↑

경기침체 가속땐 리스크 커질듯





위례신도시 소재 시가 9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살던 50대 박모씨는 최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전셋집을 구하면서 억대의 전세자금 부족분을 신용대출로 메웠다. 자녀가 대중교통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돼 현재 살던 집은 전세를 놓고 인근 아파트로 이사하기로 했지만 12·16부동산대책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전세자금대출이 아예 막혔기 때문이다. 박씨는 “투기가 아닌 자녀 교육 목적인데도 정부 규제의 표적이 됐다”며 “정부가 금리가 더 높은 신용대출을 받도록 유도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올해 1월 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 신용대출이 두자릿수로 늘어나 2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대출 규제 속에 전체 가계대출은 물론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증가세는 주춤한 것과 정반대다. 지난해 말 12·16부동산대책 시행 이후 박씨와 같은 사례가 속출하면서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벌써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한국카카오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1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2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2.1% 늘어난 것으로 1월 기준 2018년(15.4%)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일반신용대출은 2017년 주담대 규제 강화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으로 이듬해 증가율이 전년 대비 두 배(11.6%) 가까이 뛰었다. 이후 다시 7%대로 증가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12월(11%)을 기점으로 다시 급증하고 있다.



신용대출 증가세는 다른 가계대출과 비교해보면 ‘역주행’이 두드러진다. 올 1월 말 기준 6개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은 전년 대비 7.9% 늘어 지난해(8.5%)보다 증가폭이 줄었고 전세자금대출(은행 계정) 역시 증가율 1.9%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주담대도 증가율이 8%에 머물러 지난해(7.9%)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금융권에서는 12·16대책으로 강화된 부동산대출 규제의 풍선효과가 신용대출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23일부터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강화하고 지난달 20일부터는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의 전세대출을 차단했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 가운데서는 줄어든 주담대·전세대출 한도만큼 신용대출을 받는 우회 전략이 늘어나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용대출 증가는 차주의 빚 부담은 물론 앞으로 경기 침체가 가속할 경우 경제 전체적인 위험도 높일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신용대출은 담보가 없어 향후 집값이 떨어지면 차주와 금융기관 양쪽에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정부의 대출 규제가 더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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